강원지역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면서 업소용 중고가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중고가전 업계마저 경기 불황으로 매입을 꺼리면서 자영업 위기가 연쇄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13일 오전 춘천시 효자동 중고가전 거리. 최모(72) 씨가 운영하는 점포 49.5㎡(15평) 규모의 매장 내부는 냉장고, 에어컨, 모니터, 주방용품 등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주류 냉장고는 보관 공간이 부족해 인도까지 밀려나 있었고, 판매되지 못한 중고가전은 먼지를 뒤집어쓴 채 쌓여가고 있었다. 최씨는 “폐업한 가게에서 업소용 냉장고를 매입해달라는 문의가 들어와도 대응하기 어렵다”며 “기존 재고도 팔리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물건까지 들일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점포의 홍모(66)씨는 경영난 끝에 지난해 12월 음식 배달도 시작했다. 홍씨는 “하루에 손님 1~2명을 받아서는 매출을 유지할 수 없다. 부업으로 생계를 겨우 이어간다”고 토로했다. 폐업을 고민하는 업주도 늘고 있다. 28년째 이 거리에서 중고매장을 운영해온 배모(74) 씨는 “가게를 부동산에 내놓은 지 3년이 지났지만 연락이 없다”면서 “매각이 되지 않더라도 1~2년 안에는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지역 폐업이 두달 새 2배 가까이 뛰고 평균 매출이 하락하는 등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자영업자 폐업 건수는 지난해 10월 1,380건, 11월 1,731건, 12월 2,855건으로 집계됐다. 특히 소매업, 음식점업, 서비스업 등 소비 위축의 영향을 크게 받는 업종에서 폐업률이 높았다.
이에 정부의 소비촉진을 위한 민생정책에 더해 소상공인 폐업 위험을 대비한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극상 강원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폐업한 자영업자들의 재기를 돕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며 “실업급여, 직업훈련비, 훈련장려금 등을 지원하는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을 각 시군이 적극 권장해 줄폐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기자 gony@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