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기용 선생의 이름을 단 대회라면, 그에 걸맞은 위상으로 키워야 합니다.
춘천 출신 마라톤 영웅 고(故) 함기용 선생의 1950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기념하는 ‘함기용 세계제패기념 춘천호반마라톤대회’가 이제는 더 큰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동주 대한육상연맹 부회장은 최근 본보기자와 만나 가진 인터뷰에서 “호반마라톤에 엘리트 경기를 접목하고, 장기적으로는 국제대회로까지 발돋움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함기용’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다. 김 부회장은 한국 마라톤의 역사를 짚으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태극기를 달고 국제대회 우승을 이룬 첫 주자가 바로 함기용 선생”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춘천 출신인 함기용 선생의 이름을 내건 대회인 만큼, 지금의 규모와 형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호반마라톤이 단순한 시민 참여형 행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봤다. “엘리트 선수 시합을 춘천으로 가져와 같이 운영하고, 이를 기반으로 국제대회로 한 단계 더 발돋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는 생전 함기용 선생이 남긴 뜻과도 맞닿아 있다. 함기용 선생은 호반마라톤을 두고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유망주 발굴을 통해 제2, 제3의 스타가 탄생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함기용 선생은 “침체기를 걷고 있는 한국 마라톤이 반등하기 위해선 고등부 선수 등 꿈나무 선수들이 대거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함기용 선생이 강조했던 ‘유망주 발굴’ 역시 대회 확장의 방향과 맞닿아 있다. 김 부회장은 “엘리트 선수들이 함께 뛸 수 있는 구조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기회가 늘어난다”며 “고등부나 유망주 선수들이 대회에서 경험을 쌓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대회 수준이 올라가면 규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결국 이런 과정이 쌓여야 국제대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대회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는 코스와 상금을 꼽았다. 그는 “엘리트 선수들이 기록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코스를 갖추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국제 시합의 경우 코스 설계 단계에서부터 지형과 고도, 방향, 바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국제대회 전환 과정 역시 단번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고 봤다. 그는 “처음부터 크게 가는 게 아니라 몇 개국만 참여해도 국제대회는 가능하다”고 했다며 “3개국 정도만 와도 시작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정 구조 등 현실적인 고민도 함께 제기됐다. 그는 “국제대회로 가려면 결국 후원 기업이 있어야 하고, 상금 규모도 지금과는 차원이 달라져야 한다”며 “지자체 지원과 민간 후원이 함께 가야 지속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했다.
실제 다른 지역 사례도 언급했다. 군산새만금마라톤처럼 지자체와 대기업, 금융권, 지역 기업 등이 다층적으로 후원에 참여하면 대회는 훨씬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참가비 수입만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는 만큼, 예산 구조를 다변화하고 스폰서를 붙이는 작업이 국제대회 격상의 현실적 출발점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구조가 갖춰질 경우 춘천 역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호반을 끼고 달리는 코스 자체가 강점”이라며 “이런 자연환경은 다른 지역이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자체 역할도 중요한 변수로 꼽았다. 그는 “결국 춘천시와 강원도가 얼마나 의지를 갖느냐가 중요하다”며 정책적 뒷받침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동수기자 messi@kw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