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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공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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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현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별로 막바지에 이른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느낀 소회다. 후보자들의 노력과 시간은 공천이라는 좁은 문 앞에서 무참히 갈린다. 원주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구 확대와 함께 광역·기초의원 정수가 늘어나는 변화를 맞았다. 지역 정치력이 더욱 커질 기회를 맞이했다. 정치 지망생들에게는 정치 참여의 문턱이 낮아지면서 제도권에 진입할 문호가 활짝 넓어졌다는 평가다. ▼속사정은 그렇지 않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기초의원 선거구 구조를 들여다보면 3인 선거구는 5개에서 3개로 줄고, 2인 선거구는 3개에서 7개로 크게 늘었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아니라, 경쟁의 밀도가 높아진 셈이다. 특히 2인 선거구 확대는 공천권의 절대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실상 ‘가'' 순번이 아니면 당선 가능성은 확 떨어진다. 유권자의 선택 이전에 정당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후보자들 입장에서는 본선보다 예선전이 더 중요해졌다. ▼이런 구조 속에서 후보자들이 재심을 요구하며 매달리는 모습은 절박하기까지 하다. 이번 선거에 임하는 한 후보자의 “공포스럽다”고 하는 하소연이 귓가에 맴돈다. 지금의 공천 구조가 얼마나 비정상적인지를 보여주는 심정일 테다. 각 당은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하지만, 실제 납득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공천 과정이 형식만 남고, 결과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불신이 반복된다면 정치에 대한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공천은 경쟁이 아니라 선별에 가깝고 경선은 검증이 아니라 통과의례로 전락한다면, 지방선거는 주민 대표를 뽑는 과정이 아니라 정당 내부 권력의 재편 과정으로 굳어질 것이다. 각 정당은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민주적 절차의 경선 방식을 위해 더욱 고민해야 할 것이다. 선거를 앞두고 권리당원 모집 등 당의 성장에 기여한 후보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공천이 ‘사선(死線)을 넘는 과정''이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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