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관광이 양적 팽창의 한계와 질적 정체라는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25 빅데이터와 함께하는 똑똑한 컨설팅 보고서''는 삼척시와 양구군을 비롯한 도내 주요 관광지들의 아픈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보고서에 담긴 수치는 명확하다. 동해안의 보석이라 불리는 삼척은 인근 시·군에 비해 관광객 규모가 작고 성장이 정체되어 있으며, 접경지역인 양구는 이웃 지자체와 비교해 현저히 낮은 방문객 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단지 홍보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강원 관광의 고질적인 약점인 ‘접근성''과 ‘차별화된 콘텐츠 부재''가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삼척시의 사례를 보면, 관광객들이 방문을 꺼리는 첫 번째 이유로 여전히 ‘교통 접근성 불편(27%)''을 꼽았다. 지리적 여건상 수도권과의 거리를 단기간에 좁히기는 어렵다.
그러나 물리적 거리가 멀다는 사실이 반드시 관광객 감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멀리서도 찾아올 만큼 매력적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삼척은 응답자의 47%가 ‘청정 바다와 해변''을 떠올릴 만큼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삼척만의 독창적인 이미지가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동해안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바다라면, 관광객은 굳이 더 멀리 있는 삼척까지 발걸음을 옮기지 않는다. 해변 관광을 고유한 문화 콘텐츠와 엮어 ‘삼척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창출해야 한다. 양구군의 상황은 더욱 절박하다. 연간 방문객 293만명은 인접한 춘천이나 화천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더욱이 SNS상 언급량의 상위권이 양구 내부가 아닌 인근 지역 자원들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은 양구가 독립적인 관광 목적지가 아닌, 다른 지역을 가기 위해 거쳐 가는 경유지에 그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관광 지출액이 5만~15만원 정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치명적이다. 관광객이 지역에 돈을 쓰게 하려면 결국 ‘잠을 자게'' 만들어야 한다. 양구가 보유한 ‘한반도섬''과 같은 독특한 랜드마크를 브랜드화하고, 야간 관광 콘텐츠를 강화해 체류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 밤에 볼거리가 없고 즐길 거리가 부족한 도시에서 체류형 관광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강원특별자치도 관광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단순히 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숫자 중심의 관광''에서 탈피해, 한 명이 오더라도 깊이 있게 체험하고 오래 머무는 ‘가치 중심의 로컬 관광''으로 전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