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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이식된 르네상스, 피노디아 성과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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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개장…이색 전시장을 넘어 생활문화공간으로의 도약
다빈치·미켈란젤로부터 지역 예술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험 제공

◇속초 피노디아 전경.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미켈란젤로 등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테마로 한 속초 ‘피노디아(PINODIA)’가 개장 2주년을 맞았다. 에듀테인먼트형 복합문화공간을 내세운 피노디아는 다양한 문화적 실험으로 속초의 문화지형을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다.

2024년 4월 공식 개장한 피노디아에서 첫 번째 실험은 ‘공간 재생’이다. 1999년 강원국제관광엑스포 이후 노후화되어 방치됐던 엑스포 주제관을 리모델링해 다빈치뮤지엄, 미켈란젤로뮤지엄, 아트갤러리 마키아올리 등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이곳은 흔한 향토사 전시 대신 르네상스라는 세계사적 자산을 속초에 이식하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어진 실험은 ‘관광과 교육의 결합’이다. 다빈치뮤지엄에 전시된 300점 이상의 재현 모델과 미켈란젤로뮤지엄의 복제 조각 등은 속초를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체험형 교육 관광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지역성과 세계성의 융합’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개관 기념 첫 기획전으로 속초 출신 김종숙 작가의 ‘시선: 속초를 바라보다’를 선택했다. 동명항, 아야진, 어부, 실향민의 기억 등 속초의 생활세계를 예술로 풀어내며, 지역의 이야기가 함께 호흡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

◇속초 피노디아 아트갤러리에서 전시되고 있는 르네상스 시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관람객들이 감상하고 있다. 강원일보 DB

이어 전시장을 넘어 ‘공연장으로의 확장’도 시도했다. 지난해에는 기존 아이맥스 영상관을 리모델링해 다목적 공연장 ‘아트홀500’을 개관했고, 한-이탈리아 상호 문화 교류를 계기로 한 모노드라마를 첫 무대에 올려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10월에는 33개국 61명 작가의 작품 250여 점을 모은 ‘공존&연결’ 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남대현 대표는 “공사기간 7년, 개장운영 2년, 관람객 34만 1,000명.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움직였던 시간들이었다”며 “피노디아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과 다양한 공연과 전시에 참여해 주신 아티스트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피노디아의 지난 2년은 유휴공간인 엑스포 시설을 재생하고, 르네상스 예술과 지역의 기억을 교차시키며, 공연과 전시로 문화공간의 외연을 넓힌 의미 있는 실험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문화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 공간이 관광객을 위한 이색 전시장을 넘어 지역민이 반복해서 찾는 생활문화공간으로 뿌리내려야 한다는 과제가 남는다.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향한 실험의 기록을 점검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다음 단계를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오석기기자 sgtoh@kw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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