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지역경제의 기초 체력이 한계점에 다다랐음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도처에서 확인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법원 경매 정보 통계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춘천지방법원(강릉·원주·영월·속초지원 포함)에 접수된 경매 건수는 2,617건으로 지난해(1,992건)보다 31.4%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2021년(1,149건)보다는 1,000건 넘게 치솟았다.
이는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위축뿐 아니라, 고금리와 경기 침체, 그리고 대출 규제라는 삼중고가 지역 서민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주거시설부터 상가, 공장까지 업종을 가리지 않고 쏟아져 나오는 경매 물건들은 현재 우리가 마주한 위기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지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은 주거시설의 경매 급증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가졌던 서민들이 가파르게 오른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3월 도내 주거시설 경매 진행 건수는 178건으로 한 달 만에 22.8% 증가했다. 진행 건수는 늘었지만 낙찰률은 34.3%로 11.9%포인트 떨어졌다. 팔리지 않는 매물이 쌓이고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악순환이 시작된 것이다. 이는 가계 부채 문제가 금융 지표를 넘어, 주거권 박탈이라는 사회적 재난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자영업자들의 삶의 터전인 상업·업무시설의 상황은 더 처참하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겨우 버텨낸 소상공인들에게 돌아온 것은 소비 패턴의 온라인 전환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부진이었다. 텅 빈 상가들이 헐값에 경매 시장으로 나오는 현상은 곧 지역 상권의 붕괴를 의미한다. 수익성이 낮아지고 공실이 늘어나면서 임대료로 생계를 유지하던 은퇴자들조차 위기에 처했다. 자영업자의 폐업이 경매 신청으로, 그리고 상권 황폐화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은 지역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사안이다.
더욱 가슴 아픈 통계는 개인파산과 개인회생 신청의 폭증이다. 같은 기간 도내 개인파산 신청은 257건으로 전년 대비 10% 많아졌다. 개인회생 신청의 경우 2021년 1분기 588건에서 올해 1분기 1,161건으로 2배 수준으로 뛰었다. 이는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빚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한계 가구''가 우리 곁에 얼마나 많은지를 여실히 말해준다. 경매 물건의 증가는 부동산 통계의 숫자가 아니라, 누군가의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음을 알리는 비명이다. 금융 당국은 일률적인 대출 규제보다는 한계 가구에 대한 정교한 채무 조정 프로그램과 맞춤형 금융 지원책을 서둘러야 한다.
특히 강원지역과 같은 취약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역 밀착형 긴급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지자체는 상권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고, 폐업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패자 부활''의 기회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