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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돈(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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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어원은 여러 가지다. 금속화폐인 금전(金錢)에서 시작됐다는 설, 칼이나 금속 도구에서 비롯됐다는 설, 돈은 돌고 돌아야 해서 돈이 됐다는 등 단순한 어원을 넘어 인간의 삶과 함께 어원의 역사도 만들어졌다. 영어의 ‘Money''는 고대 로마의 여신 주노 모네타(Juno Moneta)의 이름에서 유래해, 국가 권위와 신뢰를 기반으로 탄생한 화폐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결국 돈은 처음부터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신뢰의 약속''이자, 인간 사회를 이어주는 매개였다. ▼이처럼 돈은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도는 흐름 속에서 의미를 갖는다. 교환의 수단이자 가치 저장의 도구로서, 경제 활동과 함께 끊임없이 순환해 왔다. 시대가 바뀌고 형태가 달라져도 돈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삶을 유지하게 하는 힘이다. ▼하지만 오늘의 풍경은 그 단순한 정의로 설명되지 않는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700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시가총액이 6,000조원을 넘어섰다. 자산 시장에서는 돈이 넘쳐나는 듯 보이지만, 정작 일상에서는 돈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같은 시기, 전혀 다른 방향의 흐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셈이다. 최근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자 신청자가 몰리며 혼선이 빚어졌지만, 시민들은 오랜만에 손에 쥔 돈으로 식비와 병원비를 계획하며 작은 여유를 되찾았다. 누군가에게 돈은 하루를 버티게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같은 돈을 두고 체감이 극명하게 갈리는 이유다. ▼‘돈 걱정 없이 사는 날''은 과연 올 수 있을까. 돈의 기원을 되짚어 보면 그 답의 실마리가 보인다. 돈은 애초부터 쌓아두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흐르기 위해 만들어진 도구였다. 흐를 때 가치를 만들고, 멈출 때 의미를 잃는다. 결국 돈을 어떻게 바라보고 쓰느냐에 따라 삶의 무게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돈이 삶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그 질문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조상원부국장·jsw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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