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교육감 선거와 ‘더닝-크루거 효과’

읽어주는 뉴스

정경균 강원교육발전자문위원장

◇정경균 강원교육발전자문위원장

선거철이 되면 유독 자주 떠오르는 심리 현상이 있다. 바로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정작 실력을 갖춘 전문가는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며 신중해지는 경향을 말한다. 1999년 심리학자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의 연구로 알려진 이 개념은, 오늘날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 리더의 자질을 살피는 중요한 잣대가 되곤 한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바라보며 이 현상이 다시금 머릿속을 스친다. 특히 백년대계(百年大計)인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교육감 예비후보들의 행보를 볼 때면 그 우려는 더욱 깊어진다.

교육은 몇 마디 정치 구호로 단번에 풀릴 수 있는 단순한 산술 문제가 아니다. 교실의 생생한 현실과 교사의 고충, 급변하는 학생들의 가치관, 그리고 강원도 내 지역 간 교육 격차까지 수많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고차방정식이다. 교육 수장의 자리는 사회 전체의 미래를 설계하는 막중한 위치이며, 그만큼 깊은 통찰과 긴 호흡의 정책이 전제돼야 한다.

그래서 교육을 오래 고민하고 현장을 경험해 본 사람일수록 그 언어는 대개 화려함보다는 조심스러움에 가깝다. 하나의 정책이 교실 현장에서 어떤 파장을 낳을지, 아이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기에 쉽게 단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교육의 문제는 결코 단칼에 베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긴 시간의 숙성과 사회적 합의라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거판의 풍경은 종종 그 반대로 흐른다. 복잡한 교육 문제를 몇 마디 구호로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이들이 더 큰 확신과 자신감을 보이곤 한다. 선거라는 특수성 속에서 강렬한 메시지와 단순한 해법이 유권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쉬운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교육 정책이 지나치게 선동적인 구호로 치환될 때, 우리는 냉정하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가 더 크게 말하는가”가 아니라, “누가 교육의 무게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있는가”를 말이다.

진정한 교육 행정가는 확신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현장에 대한 깊은 성찰, 그리고 자신의 판단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지적 겸손’이 필수적이다. 교육 수장의 결정 한 번이 한 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좌우할 수 있다는 책임감을 안다면, 결코 가벼운 확신을 내세울 수 없다.

선거판에서는 큰 목소리가 주목받기 마련이다. 그러나 교육을 바꾸는 실질적인 힘은 화려한 수식어가 아닌 깊은 책임감에서, 단순한 구호가 아닌 오래된 성찰에서 나온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신중하게 발걸음을 떼는 사람만이 교육의 본질을 지켜낼 수 있다.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살펴야 할 기준도 명확하다. 누가 더 화려한 약속을 쏟아내는가가 아니라, 누가 강원 교육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그 질문에 대한 유권자들의 현명한 대답이 강원특별자치도 교육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