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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농촌의 변화, ‘양적 팽창’에 가려진 고령화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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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농림어업총조사'' 결과는 강원특별자치도 농촌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와 심각한 구조적 모순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도내 농가 인구가 전년 대비 2만2,141명, 비율로는 무려 16.2%나 급증했다는 점은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자체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 같은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원주, 철원, 강릉 등 도내 주요 시·군을 중심으로 나타난 인구 유입 현상은 강원 농촌이 여전히 매력적인 삶의 터전임을 입증하고 있다. 이러한 ‘귀농·귀촌 열풍''의 배경에는 몇 가지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첫째는 농업의 스마트화와 기계화다. 드론을 활용한 방제 작업이나 자동화된 설비는 과거 ‘고된 노동''의 상징이었던 농업을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이른바 ‘5도 2촌''의 도시농부들을 끌어들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이제 농촌은 단순히 작물을 재배하는 공간을 넘어, 도시적 삶의 편의성과 자연의 여유를 함께 누리는 생활권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장밋빛 지표 뒤에 숨겨진 통계는 우리에게 엄중한 경고를 던진다. 농가 인구의 폭발적 증가에도 강원 농촌의 고령화 속도는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다. 농가 인구 2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이다. 즉, 도내 농가 인구를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이 8만4,379명으로 전체 53.1%를 차지했다. 다음으로 50대(2만4,570명, 15.5%), 40대(8,492명, 5.4%) 등의 순이었다. 임가(48.4%), 어가(46.3%)의 고령층 비율 또한 전체 50%에 육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젊은 층의 농어촌 기피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한, 현재의 인구 유입은 은퇴 세대의 이동에 국한된 일시적인 ‘양적 팽창''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농림어가의 거주지 ‘도시화'' 현상이다. 도시에 기반을 둔 채 주말이나 여가 시간을 이용해 농사를 짓는 겸업 농가가 늘어나는 것은 농업 인구 확보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전통적인 농촌 공동체의 유지와 전업 농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를 안긴다. 도시와 농촌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 실제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교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제 강원자치도는 단순히 ‘몇 명이 들어왔는가''라는 수치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누가 들어와서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적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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