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고성 거진항 귀항하다 납북된 ‘춘곡호’ 피해자···60년만에 국가 배상 판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읽어주는 뉴스

재판부 1,900여만원과 지연이자 지급 판결

1965년 강원 고성군 거진항으로 귀항하던 중 북한군에 납북됐던 ‘춘곡호 납북사건’ 피해자 유족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사건 발생 60여년 만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춘곡호 선원이었던 A씨의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국가가 유족들에게 총 1,900여만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1965년 11월13일 조업을 마친 뒤 강원 고성군 거진항으로 귀항하던 어선 ‘춘곡호’ 선원이었다. 당시 춘곡호는 북한 함정이 발사한 기관포 공격을 받아 침몰했고 A씨를 포함한 선원 5명은 북한군에 나포돼 억류됐다. 이들은 1966년 5월2일 대한민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귀환 직후 A씨는 군·경에 의해 영장 없이 체포·구금된 상태로 조사를 받았고 같은해 8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에도 A씨와 가족들은 장기간 감시와 사찰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2018년 숨졌다.

이 사건은 지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을 통해 다시 조명됐다. 위원회는 “국가가 춘곡호 납북귀환어부를 영장없이 불법 구금했고, 석방 이후에도 장기간 사찰해 당사자와 가족의 인권을 침해했다”며 국가 차원의 사과와 실질적 피해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유족들은 지난해 7월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군경은 영장 없이 A씨를 체포해 18일간 불법 구금 상태에서 강제 조사했다”며 “이는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불기소 처분 이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감시와 사찰을 이어가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했다”며 “이 같은 불법행위로 A씨와 유족들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이 명백하다”고 판시했다.

하위윤기자 hwy@kwnews.co.kr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라이프

이코노미 플러스

강원일보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