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도지사 유세, 이벤트 보다 ‘강원도 비전’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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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김진태 후보, 대대적 표심 공략 채비
미래 4년 책임질 실현 가능한 구체 대안 제시를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낮은 자세 갖춰야

 6·3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21일 막을 올린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지사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 캠프 역시 선거송과 유세차량을 확정하고 대대적인 표심 공략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고 한다. 거리를 가득 채울 화려한 유세복과 흥겨운 음악, 눈길을 사로잡는 로고송은 선거가 민주주의의 축제임을 보여주는 익숙한 풍경이다. 그러나 축제의 화려함 뒤에 가려진 선거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 강원자치도지사 선거는 단순히 유권자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감성 마케팅’의 경연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강원의 미래 4년을 책임질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대안을 검토하는 엄중한 시험대가 돼야 한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후보와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정체성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 후보는 ‘대통령이 보낸 사람’과 ‘강원도가 특별해지는 순간’을 내세우며 중앙 정부와의 긴밀한 연결성과 강력한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반면 재선에 도전하는 김 후보는 ‘의리와 뚝심’, ‘그래도 도지사는 김진태’를 전면에 배치하며 민선 8기 도정을 이끌었던 경험과 행정의 연속성을 부각하고 있다. ‘중앙 정부 프리미엄론’과 ‘안정적인 현직 도정 연장론’의 팽팽한 논리 대결이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거창한 정치적 수사나 매력적인 캐치프레이즈가 아니다. 지금 강원자치도는 지역 소멸의 위기, 청년 인구 유출, 첨단 기업 유치 부진 등 생존과 직결된 수많은 난제에 직면해 있다. 접경지역의 규제 완화와 경제 활성화, 영동과 영서의 균형 발전, 그리고 주민들의 실질적인 소득 증대와 복지 향상은 그 어떤 선거송의 멜로디보다 무겁고 시급한 과제들이다.

각 캠프가 대중가요와 트로트를 개사하고 전 시·군에 유세차량을 배치하는 등 부동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는 정성은 이해한다. 그러나 화려한 안무와 자극적인 구호가 담긴 판넬이 정책의 빈곤을 감추는 수단이 돼서는 곤란하다. 주민들은 단순히 ‘오빠야’나 ‘진짜 강원도 사람’을 증명하는 ‘찐이야’라는 노래에 취해 소중한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후보들이 던지는 공약이 과연 강원의 재정 자립도를 높일 수 있는지, 예산 확보의 근거는 확실한지 냉철하게 따져볼 준비가 돼 있다.

참신한 유세 활동이 부동층의 표심에 영향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진정한 참신함은 쇼맨십이 아니라, 주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혜안과 진정성 있는 태도에서 나온다. 상대 후보를 향한 비방이나 네거티브 공방으로 얼룩진 소음 대신, 강원자치도의 해묵은 규제를 풀고 미래 먹거리를 만들 정책 토론의 장이 확산돼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자들에게는 자신을 알리는 기회이지만, 유권자들에게는 후보들의 자질과 비전을 꼼꼼히 검증하는 시간이다. 여야 후보들은 유세차의 스피커 볼륨을 높이기에 앞서,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낮은 자세를 먼저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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