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지역의 창업 생태계에 긍정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벤처기업협회가 발표한 ‘지역 벤처기업 현황 및 지원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도내 벤처기업은 708개사로 전년 대비 5.7%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 벤처기업과 신규(루키) 벤처기업의 약진이다. 청년 벤처기업은 5년 전 7곳에서 지난해 12개사로 2배 가까이 많아졌고, 생애 최초로 벤처기업 확인을 받은 신규 기업은 2022년 76개사에서 지난해 122개사로 크게 늘었다. 도내 신규 벤처기업의 비중은 전체의 17.2%에 달해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양적 성장은 정부와 지자체의 창업 친화적인 지원 정책이 일정 부분 결실을 본 결과로 평가할 만하다. 척박한 지역경제 환경 속에서도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무기로 도전장을 내민 청년들과 신생 기업들의 열정은 지역경제의 미래를 밝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지역 소멸 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벤처 창업의 활성화는 고무적인 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외형적 성장세 이면을 들여다보면, 여전히 구조적이고 냉혹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다. 강원 지역 벤처기업들이 양적으로는 늘어났지만 매출과 고용, 수출 등 질적인 측면에서는 수도권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강원 벤처기업의 총매출은 3조4,500억원으로 전국 전체 매출의 고작 1.4%에 불과했다. 반면 수도권은 총 벤처 매출의 70% 이상을 독식하며 압도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1.5%)과 수출 실적(1.5%) 역시 전국 1%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증시에 상장된 도 내 벤처기업이 단 8곳에 그친다는 사실은 지역 벤처기업들이 처한 ‘성장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처럼 ‘창업은 활발하지만 성장은 멈춰 서는'' 기형적인 구조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역량 부족 탓이 아니다. 자본과 인재, 시장, 그리고 제도적 인프라가 철저하게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대한민국의 고질적 병폐의 결과물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지역의 청년 창업가라 할지라도, 성장에 필수적인 후속 투자 유치가 어렵고 전문 인력을 구하기 힘들면 수도권으로의 이전을 택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자체는 단순히 창업 기업의 숫자를 늘리는 초기 단계 지원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창업 이후 안정적인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 세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