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교육의 중심은 오랫동안 수도권이었다. 대학 진학 실적이나 학업성취도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강원교육은 늘 비교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학생들은 더 나은 교육환경을 찾아 고향을 떠났다. 문제는 교육을 위해 떠난 인재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지역소멸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강원교육의 해답은 수도권을 그대로 따라가는 데 있을까?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울과 경기의 우수한 정책은 배울 필요가 있지만, 강원교육은 우리만의 장점을 살린 강원교육모델을 만들 때, 오히려 경쟁력이 확보 될 수 있다.
학력 향상 정책부터 생각을 해보자.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AI 기반 학습 플랫폼을 활용해 학생들의 학습 수준을 분석해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있으며, 서울시교육청은 공공 진학 상담 시스템을 통해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는 진학지도를 확대하고 있다. 충분히 참고할 만한 사례지만, 강원교육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AI는 학생의 학습 상태를 진단하는 도구일 뿐, 학생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결국 교사다. 오히려 학생 수가 적은 강원도의 작은 학교는 학생 한 명 한 명을 세밀하게 지도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학급 규모가 작은 환경을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연결한다면 이는 수도권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강원교육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의 뒷받침이 필요하다. 강원형 AI 학습지원 시스템을 구축하여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조기에 진단하고, 권역별 진학지원센터를 운영해 진학 상담과 학생부 컨설팅, 자기주도학습 프로그램을 공교육 안에서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교무행정 전담 인력을 확대하고 디지털 행정체계를 정비하여 교사가 수업과 학생 지도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진로 교육도 새로운 방향으로 모색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진로 교육이 직업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는 지역의 미래교육과 연결되어야 한다. 강원도는 바이오산업, 디지털헬스케어, 스마트농업, 산림산업 등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산업을 지역 대학과 기업, 고등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학생들이 고등학교에서 대학교수나 기업 전문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그 경험이 대학 진학과 현장실습, 취업으로 이어지는 교육과정을 만든다면 지역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것이다. 지역에서 공부하는 것이 지역에서 살아갈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면, 지역인재 유출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또한, 초·중·고 교육만으로는 지역인재 유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지역에 우수한 대학과 연구기관, 첨단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학생들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강원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학기술 연구중심대학과 국가 연구기관 유치를 적극 추진 해야 한다. 바이오와 디지털헬스케어, 산림기술, 스마트농업 분야의 연구역량을 집적하고, 이를 중심으로 국내외 연구소와 기업이 협력하는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강원교육청도 과학중점학교 확대와 AI·반도체·바이오 융합교육 강화, 연구기관 연계 프로젝트 운영 등을 통해 초·중·고 교육과 대학과 기업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인성교육 역시 강원교육만의 색깔을 나타내야 한다. 강원도가 가진 가장 큰 자산은 자연이다. 숲과 산, 강과 바다가 있는 교육환경은 다른 지역이 쉽게 갖출 수 없는 소중한 경쟁력이다. 이를 활용한 생태교육과 인문학 교육, 공동체 활동을 결합한다면 학생들의 정서 안정과 공동체 의식을 함께 키울 수 있다. 여기에 농산어촌 유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마음 건강 지원체계를 강화한다면, 강원교육은 단순히 공부를 잘하는 교육이 아니라 사람을 성장시키는 교육으로 거듭날 것이다.
따라서 강원교육의 미래는 수도권을 따라가는 데 있지 않다. 서울과 경기의 우수한 시스템은 적극 도입하되, 작은 학교의 장점과 자연환경, 지역 산업을 결합한 강원교육만의 교육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은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긴 정책이다. 학생들이 지역에서 배우고, 연구하고, 창업하고, 정착할 수 있는 교육생태계를 만드는 일, 그것이 지금 강원교육이 선택해야 할 방향이다. 그 출발점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학생 한 명 한 명의 가능성을 믿고 키워주는 강원교육의 교실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