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쟁 당시 김달삼 가명 쓴 유격대장 이승진
6·25 발발 직전 여량면 고양산에서 사살돼
제주도민 3만여명이 공산주의자로 내몰려 숨진 것으로 추정되는 4·3 항쟁의 비극이 서린 지역이 정선에 있어 관심을 모은다.
정선군이 펴낸 '정선 여량면 지명유래'에 따르면 정선군 여량면 봉정리에는 '김달삼모가지잘린골'이라는 지명이 있다. 김달삼의 본명은 이승진으로 제주도 대정공립초급중학교 교사로 사회 과목을 가르쳤다. 그는 1947년 남로당 제주도위원회 조직부장에 임명됐다. 1948년 제주 4·3항쟁 당시 유격대장으로 봉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의 생애 대부분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김달삼은 1948년 8월 제주도를 떠나 북으로 향했으며 인민유격대 제3병단 장교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달삼은 6·25 발발 직전인 1950년 3월 정선군 여량면 고양산 승지골에 잠입했다가 국군과 교전 중 사살됐다. 당시 국군은 김달삼의 시신을 확인 후 목을 베어 강릉으로 가져갔다. 당시 김달삼의 목을 벤 4명의 군인은 6·25 당시 납북됐다고 알려졌다.
주민들은 이후 이 일대를 김달삼모가지잘린골이라는 지명으로 불렀으며 접근하기를 꺼렸다. 정선아리랑연구소는 2011년 김달삼모가지잘린골이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긴 지명이라고 소개했다.
이명우·최기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