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도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이들이 있다. 도에 새롭게 둥지를 틀고 '지역혁신가'나 '창업 혁신가' 등의 이름으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지우 웨이브라운지 대표, 오경아 아가든스 대표를 만나 이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들여다봤다.
영국서 박사과정 왕립식물원서 정원 접해
4년 전 속초 정착…전문인력 양성 팔걷어
방송작가에서 가든디자이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오경아(51)씨가 설악산 아랫마을인 속초 중도문에 터를 잡은 지도 4년째에 접어들었다.
#가든디자이너로 인생 2막=오씨는 38세 때인 2005년 두 딸을 데리고 영국 에식스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국에서 불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3년제 학부 과정부터 시작했다. 2년째에는 영국 왕립식물원인 큐가든의 인턴 정원사로 일할 기회도 얻었다. 영국에서 대학원에 진학해 박사 과정을 수료하기까지 7년이 걸렸다. 그는 유학 생활 중 '소박한 정원','영국정원산책'이라는 책을 펴냈다. 2012년 귀국한 뒤에도 '정원의 발견', '시골의 발견' 등을 잇따라 발표해 가든디자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였다.
#2015년 세운 '오경아의 정원학교'는=설악산 국립공원 소공원으로 진입하는 길목인 속초 중도문에 있다. 도문(道門)은 사명대사가 설악산으로 도를 닦으러 들어갔던 곳이라는 유서 깊은 지명이다. 이 마을 입구에 있는 정원학교 대문을 열고 들어가자 그의 거처이기도 한 파란 슬레이트 지붕의 한옥과 함께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수수한 정원이 손님을 반겼다. 4년 전 정원 디자인 의뢰를 받아 이 마을에 왔다가 반한 집이다. 당시 마당의 잡초가 허리까지 자란 빈집이었지만 150여년 전 양양에 지었던 집의 서까래, 기둥, 문틀 등을 뜯어다 쓴 제법 내력 있는 집이었다. 취미 삼아 배운 목수 일이 전문가 수준에 이른 남편 임종기씨가 1년간 집을 고쳤다. 정원 일에 필요한 용구를 보관하는 창고와 온실도 지었다. 오씨는 “속초는 설악산과 동해 바다 등 자연 경관이 빼어난 데다 해양성 기후로 연교차가 크지 않아 식물 키우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곳에서 강의 수료 후 개인 창업이 가능하도록 지도하는 '가든디자인 전문가 과정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오경아 정원학교'는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아 지난달 원예를 바탕으로 한 식물디자인과 정원 구성법을 가르치는 가든디자인 전문가 과정 수강생 9명을 선발, 11월부터 내년 4월까지 교육한다. 오씨는 앞으로 많은 사람과 정원문화를 나누는 정원문화종합센터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곳 생활에 별 불편함이 없다는 그는 “나부터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 정착해 훨씬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속초=고달순기자 dsgo@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