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로 한국 알려 국가대표 된 기분
함께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
봉 감독님과 공동 작업 유쾌한 시간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각본상 수상에는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의 공동 각본을 뒷받침한 춘천 출신 김대환 감독의 도움이 있었다.
지난해 단행본으로 출간된 '기생충' 각본집 속 인터뷰에서 봉 감독은 자신이 2013년부터 엔딩 없이 여러 아이디어를 넣어 만든 시놉시스를 2015년 독립영화 '철원기행'으로 주목받던 김대환 감독에게 주며 시나리오 초고를 맡겼다고 밝혔었다.
김 감독은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 때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던 봉준호 감독이 철원기행을 좋게 보고 이후에 제안을 해 윤색 작업을 맡게 됐다”며 “봉 감독님이 쓴 20쪽짜리 트리트먼트(요약 시나리오)를 보고 초고를 써 내려갔다”고 말했다.
이후 여러 차례 수정이 진행되기는 했지만 극 중 기우(최우식) 가족의 설정이나 기우 가족이 살고 있는 반지하집의 변기가 화장실 바닥보다 높은 모습, '기우·기정(박소담)'이 박 사장(이선균) 집에 들어가게 되는 과정, 박 사장의 죽음 등은 김 감독의 구상이 그대로 반영됐다.
김 감독은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할 수 있어 유쾌한 시간이었다”며 “무려 6개 부문에서 후보에 올라 작품상을 비롯해 4개 부문 상을 탄 것은 엄청난 사건”이라고 했다. 이어 “영화로 국가를 알리게 돼 국가대표가 된 기분인데 이런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또 영광스럽다”고 했다.
김 감독은 영화 '철원기행'으로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 제12회 예레반국제영화제 감독상, 제4회 들꽃영화상 극영화 신인감독상을 수상했고, '초행'으로 제32회 마르델 플라타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각본상, 로카르노국제영화제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강원독립영화협회 춘천 대표로 활동하고 있고 춘천을 배경으로 한 차기작 준비에 한창이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