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C 사업비 대폭 증액
경기 회복 기대감 불구
도내 조속한 집행 안돼
현장 체감도 아직 낮아
정부·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SOC(사회간접자본)사업과 관련한 예산 규모를 대폭 늘리며 건설업계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편성된 예산과 정부및 공공기관 등의 노력에 비해 현장이 체감하는 집행률은 낮다. 이럴 경우 정부가 계획한 빠른 경기 회복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SOC예산 증가에 건설경기 기대감 상승=국토교통부가 올해 주요 사업 예산을 크게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국토교통부는 주요 관리대상사업 예산으로 51조9,866억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44조6,734억원을 연간계획예산으로 잡았던 점을 감안하면 16.37% 늘어난 셈이다. 공공기관 역시 주요 관리대상사업에 배정하는 예산을 대폭 높였다. 올해 공공기관 7곳(한국토지주택공사·국가철도공단·한국전력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농어촌공사·한국수력원자력·한국수자원공사)에 배정된 사업 예산은 50조3,507억원으로, 지난해(44조702억원)와 비교해 14.25%의 증가율을 보였다.
도의 건설예산도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였다. 올해 도는 건설교통국에 4,255억원을 배정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3,787억원) 대비 12.36% 늘어난 수치다.
배정 예산액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 및 공공기관도 서둘러 집행하는 모습이다. 올해 들어 국토교통부는 2월까지 7조1,114억원을 집행, 전년(5조4,701억원)보다 30%가량 실적이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5조5,315억원을 투입했던 공공기관은 올해 16.45% 늘어난 8조534억원을 집행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2월까지 5조1,517억원을 집행, 지난해(2조6,739억원)와 비교해 2배에 가까운 집행 실적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같은 기간 3,845억원을 집행, 전년보다 34.3% 늘어난 실적을 보였다.
■현장 체감은 아직=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에 건설업계의 경기 회복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대규모 공공예산이 건설시장으로 흘러들면서 SOC사업이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실제로 이달 전국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 전망치는 107.1을 기록했다. CBSI가 기준선 100보다 높다는 것은 건설 경기를 낙관하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반면 건설업체 등이 체감하는 집행률은 다소 낮은 모습이다. 많은 예산이 편성됐어도 제때 현장까지 집행되지 않는다면 경기가 되살아나긴 어려울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예산 집행률은 올 2월 기준 연간계획의 13.7%로,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된 집행률(12.2%)보다 1.5%포인트 증가하는 것에 그쳤다. 한국도로공사의 집행률도 연간계획의 8.6% 수준으로, 전년 동기(7.6%)와 비교해 1%포인트 늘어났다. 전국 꼴찌 수준인 도의 집행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나라살림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12월31일 기준 전국 지방재정 집행률은 89.9%를 기록했지만 강원지역의 집행률은 85.40%에 그쳐 17개 시·도 중 꼴찌였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는 “SOC예산이 늘어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편성된 예산이 실제로 건설시장으로 흘러들어 오는지 여부”라면서 “정부와 지자체는 집행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