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춘천의 지상 15층 규모의 분양형 호텔이 수익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구분 소유자들(본보 2021년 9월 9일자 5면 보도)이 서로 다른 운영사를 내세우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1개 호텔에 사실상 3개 운영 체계가 움직이면서, 이제는 호텔 이용객들도 영향을 받게 됐다.
15일 해당 호텔의 구분소유자와 운영사, 관리위원 등에 따르면 전체 391개 객실 중 248개 객실은 기존 운영사인 A사가 맡고, 108개 객실은 구분 소유자들이 새로 계약한 B사, 35개 객실은 직접 운영 방식으로 영업 중이다.
A사의 운영에 문제를 제기하며 143개 객실 구분 소유자들이 '건물 인도 청구 소송(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1,2심 모두 승소하면서 객실을 인도 받았다. 108개 객실 구분 소유자들은 운영사로 B사를 내세웠고, 나머지 35개 객실 구분 소유자들은 직접 운영을 선택하며 갈라졌다.
B사가 지난 2일 춘천시로부터 영업 허가를 받으며 복수 영업 체제로 가는 듯 했지만, 갈등은 물리적 충돌로 번졌다. '공용 물건' 사용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B사측은 지난 12일 호텔 영업에 필요한 프론트 데스크를 로비에 별도로 설치하려고 했지만, A사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철거했다.
A사측에 운영을 맡긴 구분 소유자들은 "집합건물법상 로비 같은 공용 부분을 분할해서 사용하는 등 운영에 변화가 있을 때에는 총회를 열고 일정 인원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한데,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B사측과 이들에게 운영을 맡긴 구분 소유자들은 프론트 데스크 설치를 막거나, 집기류 반입을 제약하는 것은 명백한 '업무방해행위'라며 A사와 관리위원장을 춘천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와 관련, B사측과 구분 소유자들은 15일 해당 호텔 앞에서 집회를 열고 A사를 강하게 규탄했다. 이 집회는 20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결국 시행사가 당초 내세웠던 8% 수익금을 구분 소유자들이 받지 못하면서 시작됐다.
B사측에 운영을 맡긴 구분 소유자들은 "이제까지 받은 수익금은 한 푼도 없다"며 "노후자금을 조금이라도 벌어보려고 수 억원을 대출내서 투자했다가, 제대로 받지도 못하고 오히려 매월 100여만원의 이자를 갚기 위해 일을 하러 다닌다"고 토로했다.
(미니해설)
■ 구분 소유자=하나의 건물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 소유할 때 건물의 각 부분에 대한 소유권을 '구분 소유권'이라고 하고, 이를 가진 사람들을 '구분 소유자'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