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연일 고조되는 북 위협, 확실한 억제 대책 시급하다

북 군용기 출격 1시간 반 만에 미사일 발사
방사포 사격으로 9·19 군사합의까지 위반
정부·여야 안보태세 확립에 총력 기울여야

북한이 연일 핵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14일 “우리 군은 새벽 1시49분경 북한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면서 “우리 군은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군용기 10여대가 이날 0시20분쯤까지 약 50분간 전술조치선 이남까지 내려와 무력 시위를 벌이다 북상한 지 1시간 반 만에 미사일을 쏘며 2차 도발을 한 것이다. 북한은 이어 오후에는 포병 사격에 나섰다. 특히 북의 방사포탄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포 사격을 금지한 완충구역에 떨어졌다. 합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다.

그동안 윤석열 정부는 한국이 먼저 9·19 합의를 파기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이 어기면 파기할 가능성을 언급해 왔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북한 방사포 사격이 9·19 합의 “위반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리고 5년 만에 독자적인 대북 추가 제재를 단행했다. 군사적 충돌 위험을 막고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2018년 남북이 약속한 9·19 군사합의까지 갈림길에 선 상황이 매우 안타깝다. 9·19 군사합의는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안전판’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합의마저 깨지면 군사분계선 근처에서 남북이 강 대 강 대치로 치닫고 우발적 충돌이 전쟁으로 번질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강 대 강 대북 전략엔 철통같은 대비태세가 전제돼야 한다. 그러나 최근 우리 군이 북한에 자꾸 빈틈을 보이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따른 우리 쪽 대응태세에 이미 허점이 적잖이 드러났다. 북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군이 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지대지미사일 2발 중 1발은 비행 도중 추적신호가 끊긴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 직전 역시 대응사격에 동원된 현무-2C 탄도미사일이 목표지점과 정반대로 날아가 떨어지는 낙탄 사고도 생겼다. 이후 북 전투·전폭기들의 무력시위 때 우리 군의 최첨단 스텔스기 F-35A가 어처구니없게 기관총 실탄도 없이 대응출격하는 일도 벌어졌다. 철통같아야 할 안보 불신을 키우고 북의 도발 수위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는 사태의 연속이다.

북의 핵미사일 도발을 억제하기 위한 확실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군·관·민의 물 샐 틈 없는 안보태세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더 이상의 도발을 멈출 수 있는 현실적인 한반도 긴장 완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9·19 합의를 섣불리 파기했다가 새판을 짜려는 북한에 말려들 수도 있다. 실효성 있는 북핵 억지력을 확보할 책임은 정부의 몫이다. 말로만 “(북 핵미사일 도발 시)압도적 대응” 운운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여야도 북의 핵 위협 앞에서 이젠 정쟁을 멈추고 안보태세 확립에 총력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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