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주에는 20년째 개업 당시 책정한 요금 5,000원을 고수하는 이용사가 있다.
관설동 청솔8차아파트 상가 2층에서 2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청솔헤어테크의 정태호(68) 원장이 그 주인공.
정 원장은 2003년 1월 이발소 문을 열면서 커트 가격을 5,000원으로 정했다. 당시에서 저렴했을 가격은 꼭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대로다. 심지어 머리 염색 가격은 2만원. 염색약 값 빼면 남는 게 없다.
원주에서 10만원대 가격의 바버숍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동네 이발소도 1만원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20년 째 같은 가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손님의 머리를 자르고 있던 정 원장이 답을 내놨다. 그는 "돈이 많은 사람이야 자기 돈을 써가며 봉사하고 있지만, 내세울 정도의 돈도 모으지 못했다"며 "가게를 찾아주시는 고객에게 어떻게 하면 봉사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내가 가진 기술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에서 답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실력이 떨어져 그 정도 가격을 받는 것이라면 오산이다. 정 원장은 2017년 전국이용기능경기대회에 강원도 대표로 출전, 당당히 전기이발기 커트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쥔 실력자다. 이듬해인 2018년 한국이용사협회가 주관하는 강사 시험에도 통과하면서 기술강사로도 활동 중이다.
이후 매년 협회 주관 대회에 강사 자격으로 작품을 출품하는데 통일과 코로나19 극복 등 철학을 담은 작품으로 매번 색다른 작품을 내놓는 등 이용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가위를 놓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정 원장은 "가격표 수정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