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원포럼]속초~고성고속도 균형발전 실크로드

이병선 속초시장

인류 역사상 동서양의 문명 발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아마도 실크로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실크로드는 고대 중국과 서양 각국 간에 비단을 비롯한 여러 가지 무역을 하면서 정치·경제·문화를 이어 준 문명의 통로였다. 이 길을 통해 동양과 서양은 서로에게 필요한 문물을 교류하며 새로운 문명을 꽃피워 왔다. 문명의 발달과 탄생은 교통 발달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현대 사회도 마찬가지다.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한 이후 우리나라는 눈부신 경제 성장과 산업화를 이루며 전국이 일일 생활권으로 바뀌어 국민의 삶이 풍요로워졌다.

얼마 전 삼척에서 출발해 동해, 강릉, 양양을 거쳐 속초까지 이르는 122㎞의 동해고속도로의 마지막 종착지인 속초에서 고성을 연결하는 고속도로의 사전타당성 용역이 착수됐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2022년 2월 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2021~2025년)에 남북 10축, 속초~고성 고속도로(연장 43.㎞, 총 사업비 2조711억원)가 일반사업에 포함됐을 때만 해도 1988년 간성~속초 구간 기본설계 이후 25년간의 기약 없는 기다림이 연장되나 했지만, 최근 극적으로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서 추진하는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에 포함됨으로써 고성의 숙원사업 해결의 첫발을 내딛는 기념비적인 일이 이뤄졌다.

해당 도로는 기존 동해고속도로를 접경지역까지 연장해 남북을 10축으로 하는 교통축 완성에 기여하며 남북 간 무역물류 활성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을 연계한 국제 육상교통 발전을 촉진시킴과 더불어 고성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함으로써 그간 소외된 영북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속초~고성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춘천~속초 동서고속화 철도와 연계해 서울에서 고성까지 2시간 이내에 접근이 가능해지며 서울·속초·고성·양양·동해·부산을 잇는 광역교통망 구축이 이뤄진다.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속초의 ‘장점’에 북방무역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고성의 ‘접근성’이 더해질 때 속초와 고성은 지속 가능한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되고, 환동해권 교류를 중심으로 국가 균형발전을 선도하는 중심도시로 발전할 것이다.

인류가 실크로드를 통해 동서양의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문명을 발전시켜 왔듯이 속초~고성 고속도로도 우리나라 동서남북을 잇는 실크로드의 주춧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변화와 혁신은 ‘방향’과 ‘속도’의 조화가 필요하다. 이제 속초~고성 고속도로의 방향은 잡혔다. 남은 것은 속도다. 고성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발 빠른 사업 추진으로 본 사업은 고성과 속초를 넘어 대한민국 ‘지역 균형발전’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재도약을 향한 속초와 고성 발전의 기회가 열리고 있다. 속초와 고성이 한마음으로 뭉쳐 뛴다면 ‘영북권 실크로드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장밋빛 청사진은 반드시 수년 내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이런 꿈을 상상해 본다. 강원도 영북지역이라는 큰 나무의 ‘속초~고성 고속도로라는 큰 가지’에서 영북지역의 공동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 ‘산업단지, 관광단지 등 수많은 잔가지’를 키워 무성한 잎이 자라나는 그런 나무! 속초, 고성 주민 모두가 행복하고 잘 사는 그런 지역을 꿈꿔 보는 건 어떨까?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 & 피플

110년만의 귀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