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싱크탱크 오래포럼(이사장:함승희)이 지난달 ‘자유와 시장:석학들에게 답을 얻다’를 주제로 한 창립 15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데 이어 관련 내용들을 정리한 단행본을 최근 상재했다. 신중섭 강원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모두 17명의 지식인들이 필자로 참여하는 이 책은 우파적 관점과 논거로 정치와 경제, 사회, 복지 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들을 비판과 분석, 제언으로 풀어 내고 있다.
‘왜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인가’를 주제로 잡은 신중섭 강원대 명예교수는 현정부의 국정철학이 선명하게 부각되지 않은 점에 대해 지적했다. 신명예교수는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에 나오는 “정치는 열정과 균형적 판단을 갖도 단단한 널빤지를 강하게 그리고 서서히 구멍 뚫는 작업”이라고 한 내용을 인용하며 정치지도자는 모든 희망이 깨져도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의지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병준 국민대명예교수는 ‘왜 자유인가?:새로운 '레짐(regime)'을 향한 질문’을 주제로 한 논의에서 진보가 내놓는 사회 정책을 ‘퍼주기’라며 비판만 했지 (보수에서는) 자유주의 버전의 분배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지금이라도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서도 국가는 개인과 시민사회 시장이 하지 못하는 또는 할 수 없는 일을 중심으로 보충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보충성의 원칙’에서 벗어나면 안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형준 명지대교수는 ‘자유민주국가에서의 시장과 정치’를 타이틀로 한 발제에서 윤석열 정부이 특징에 대해 ‘전문가와 민간이 중심이 된 국가 지원과 법의 지배’가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위해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은 가치에 기반을 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우리 정치를 지배해 온 이념과 진영의 정치 패러다임을 실용정치 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외에도 남북한 체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대전략을 비롯해 한국적 복지국가 모델 전략과 스쿨 빅뱅 제안, 지속가능한 시장경제 체제와 ESG 등 다양한 관심사를 이해하기 쉽게 풀이 해 담아냈다.
양양출신 함승희 오래포럼 회장은 책 앞머리의 ‘책을 펴내면서’에서 “윤석열 정부는 단순한 문재인 정권에 뒤이은 열세번째 정부의 출범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자유와 시장이라는 가치 기반의 국정운영에 추호의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