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내년 총선 선거구 조기 획정, 유권자 판단 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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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10 총선 선거구는 유권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조기 획정돼야 한다. 내년 22대 총선 국회의원 선거 예비후보 등록은 선거일 120일 전인 12월12일이다. 국회의 선거구 획정이 기약 없이 미뤄져 총선을 준비 중인 정치 신인들은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인지도 면에서 현역 국회의원보다 불리한 데다 선거구 획정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있지만 손 놓고 있기엔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의 대표를 선출하는 총선은 각 지역의 첨예한 이해와 갈등을 논리·타당적이고 객관성과 형평성을 담보한 룰을 바탕으로 치러져야 하는 것이 헌법과 공직선거법의 기본 정신이다. 역대 선거에서 항상 반복돼 왔듯이 내년 총선에서도 선거구 획정은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전국을 고르게 분할해 각 지역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안을 만들어야 함에도 국회는 손 놓고 있다. 국회는 선거가 코앞까지 닥치면 국민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선거구를 불쑥 내놓기 일쑤다. 강원특별자치도의 선거구는 가관이다. 20대 총선에서는 5개 시·군이 한 선거구가 된 공룡선거구 2곳이 나왔다.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지역구의 면적(5,697㎢)은 서울의 10배, 최소 면적 선거구인 서울 동대문 을의 948배에 달했다.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지역구는 군청 소재지만 도는 데 6시간 이상 걸렸다. 이 때문에 투표 당일까지 후보자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유권자가 태반이었다. 21대 총선에는 명칭만 있고 유권자는 단 1명도 없는 선거구까지 등장했다. 바로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 선거구 중 갑 선거구다. 분구 대상이었던 춘천은 남북으로 나뉘어 강북지역은 철원, 화천, 양구와 합쳐져 을 선거구가 됐다. 때문에 춘천 강남지역은 철원, 화천, 양구 유권자는 하나도 없는데 명칭은 춘천-철원-화천-양구 갑 선거구다. 철원, 화천, 양구 유권자가 보면 유령 선거구나 마찬가지다.

선거구를 나누는 것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한다. 그러나 최종 결정권은 국회가 쥐고 있다. 국회는 난제를 딛고 인구편차를 지키면서 지역 대표성이나 문화적 동질성을 충족도록 하는 등 유권자가 공감할 수 있는 선거구를 획정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향점이 다른 지역이 같은 선거구로 묶이면 응집력이 약화된다. 이는 지역과 국가 발전에도 도움이 안 된다. 그동안 많은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있었지만 기득권을 가진 정당과 의원들의 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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