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비대면 진료’, 문제점 꼼꼼히 살펴 정착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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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부터 도내 15개 시·군에서 초진 가능
격·오지 등 의료사각지대 메울 수 있어 ‘긍정적''
대형 병원 쏠림 현상 극복 등 과제 산적

‘비대면 진료’는 환자의 편의성뿐 아니라 IT와 의료·바이오 기술이 융합하는 산업적 측면에서도 더 이상 미뤄서는 곤란하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비대면 진료’를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IT 강국임에도 의료의 상업화 주장에 밀려 수십 년째 시범사업만 하면서 이런 흐름에 뒤처져 있다. 또 시범 사업이 진행된다. 즉, 오는 15일부터 춘천, 원주, 강릉을 제외한 강원특별자치도 내 15개 시·군에서 ‘비대면 진료’ 초진이 가능해진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일 기존 섬과 벽지 주민에게만 허용되던 비대면 진료 초진을 지역응급의료센터까지 30분 이내 도달이 불가능하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 1시간 이내 도착할 수 없는 주민의 비율이 30%가 넘는 ‘응급의료 취약지’ 주민들까지 허용하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보완 방안’을 발표하고,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휴일과 야간 시간대의 경우 거주하는 지역과 관계없이 모든 지역에서 비대면 진료 초진을 허용했다. 시범사업이지만 적절한 조치다. 의료 사각지대를 메꿀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비대면 진료’는 특히 병원이 가까이 없는 도서 벽지 주민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여기에다 정보통신기술과 의료를 결합한 ‘헬스’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필요성에도 ‘비대면 진료’가 안고 있는 난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번 시범사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빈틈없이 분석, 보강해 ‘비대면 진료’를 정착시켜 나가야 할 때다. 그동안 이미 여러 문제점이 거론됐다. ‘비대면 진료’로 대형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속화해 동네 병원이 고사할 수 있고 이는 의료 접근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비대면 진료’는 지리적 한계 때문에 결국 좋은 인력과 장비를 갖춘 대형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될 수 있다. 비용도 문제다. 환자는 혈당이나 혈압 등을 직접 측정해 정보를 의사에게 보내야 하는데, 측정기기나 전송장치를 설치하는 데도 많은 비용이 든다. 서버 등 고가의 장비를 선뜻 구비할 수 있는 동네 의원이 얼마나 될지도 의문이다.

오진이나 과실 등 ‘비대면 진료’의 안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은 여전하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편의적으로 병원에 내원해 진료받지 않고 단순 약 처방만 받고자 하는 부적절한 의료 이용의 행태를 낳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약사회는 “국민의 건강은 고려되지 않은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들의 주장을 겸허하게 들어야 한다. ‘비대면 진료’를 추진하는 것은 좋으나 예상되는 개선사항에 대한 철저한 보완책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다. 오지 환자들을 위해 이점이 많고 성장 전망이 밝다면 의료계도 무조건 반대해서는 안 된다. 의료 수혜자의 의견을 존중함은 물론 정부, 환자, 병원이 상생할 수 있는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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