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룩, 이 놈이 곤충이라지만 날개가 숫제 없고, 겹눈이 없이 홑눈 2개만 있으며, 짧고 굵은 더듬이(촉각)가 있다. 긴 타원형의 몸매에다 머리가슴은 매우 작고, 배가 대부분을 차지하며, 적갈색 이거나 암갈색 광택을 낸다. 얄궂게도 양옆으로 납작하다. 그래서 아래위로 납작한 빈대와 반대의 꼴이다. 동물의 털 사이를 손쉽게 기어 다니며, 대롱 모양의 입은 피 빨기에 알맞고, 길쭉한 다리 끝에는 발톱이 붙었으며, 뒷다리는 도약(뜀뛰기)하기에 좋게 생겼다.
‘몸길이 1.5~3.3mm’인 벼룩이 수직(높이)으로 18cm를 솟구치고, 수평(거리)으로 33cm나 달음질하니 제 몸길이의 100배 높이에, 200배쯤 멀리 뛴다. 높이뛰기나 멀리뛰기 선수들은 벼룩에서 한 수 배울져다. 벼룩이 높게/멀리 뛰거나 딴 곤충들의 재빠른 날갯짓은 결코 근육(힘살) 힘이 아니라 외골격에 든 레실린(resilin) 단백질의 탄력성(힘을 받았을 때 튀기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레실린의 특성 원리를 운동기구나 의학, 전자 기구들을 만드는데 응용(이용)하고 있다 한다. 그래서 ‘모방은 창조’라는 것이요, 하나같이 발명품은 자연 모방품이 아닌 것이 없다.
벼룩은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의 한살이(일생)를 하는 완전변태(갖춘탈바꿈)하는 곤충이다. 벼룩 암컷은 평생 500번 남짓 알을 낳는데 알은 직경(지름)이 0.5mm로 하얀 난형(달걀꼴)이다. 애벌레는 6mm 정도로 파리 유충(구더기)을 닮았고, 담황색으로 13개의 체절(몸마디)에 강모(센털)가 난다.
유충(애벌레)이 생기면, 어미 벼룩은 사람 피를 보통 때보다 30배나 더 빨아, 듬뿍 똥을 누어서 새끼유충이 실컷 먹도록 해준단다. 유충은 1~2주 안에 3번 허물을 벗은 다음 번데기가 되고, 마침내 성체 벼룩이 된다.
온갖 중고품을 팔고, 사는 벼룩시장(flea market)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벼룩이 있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판다고 붙은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