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6·25 전쟁 74주년]“프랑스군의 가장 명예로운 혈전은 단장의 능선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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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중앙연구원 프랑스 외무부자료 수집·번역한 DB 공개
프랑스 외무부에 전달된 6·25 관련 보고서·전보 등으로 구성
프랑스 대대 931·851고지 점령…단장의 능선 전투 승전보
뉴욕 공문에는 철원 백마고지·삼각지 전투 기록 생생히 담겨
연구원 “DB는 6·25를 세계사 차원서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

◇1952년 6월 프랑스 외무부 아시아-오세아니아 사무국이 로베르 슈만 당시 프랑스 외무부장관에게 발신한 ‘한국전쟁에 참전한 프랑스 전투부대 관련사항’ 보고 내용.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보네 주미 프랑스대사가 작성한 ‘뉴욕 공문 제965-967호’. 철원 백마고지와 삼각지대에서 벌어진 생생한 전투 기록이 담겼다. 사진=한국학중앙연구원 제공

“유엔 프랑스 대대의 가장 명예로운 전투는 양구 ‘하트브레이크 릿지(단장의 능선)’에서 벌어진 혈전이었습니다”

6·25 전쟁에 참전했던 프랑스군이 전쟁 직후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 전투는 1951년 휴전협상 기간 진행된 양구 ‘단장의 능선’ 전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한국학중앙연구원이 ‘6·25 전쟁 관련 프랑스 외무부자료’ 2,299건을 수집·번역해 발표한 DB를 분석한 결과 1952년 6월 프랑스 외무부 아시아-오세아니아 사무국은 “프랑스 대대가 치른 전투 중 가장 명예로운 전투는 소수의 프랑스 군인들이 수적으로 매우 월등했던 중공군의 광적인 돌격에 의기양양하게 저항한 ‘단장의 능선’ 전투였습니다”라는 내용을 로베르 슈만 당시 프랑스 외무부장관에게 보고했다.

단장의 능선 전투는 미 2사단과 프랑스 대대, 네덜란드 대대가 1951년 9월13일부터 10월15일까지 북한군 6, 12, 13 사단을 한달에 걸친 격전 끝에 격퇴한 전투다.

보고 내용에 따르면 유엔 프랑스 대대는 중공군의 차단선을 돌파하고 1951년 5월21일 인제군 북면 한계리 남동쪽 ‘643고지’로 철수했다. 이후 재정비를 마친 뒤 10월6일 양구군 사태리 ‘931고지’를 탈환하고 같은 달 13일 ‘851고지’를 점령하는 데 성공하면서 단장의 능선 전투가 종료됐다.

같은 해 9월 보네 주미 프랑스대사가 작성한 ‘뉴욕 공문 제965-967호’에는 철원 백마고지와 삼각지대에서 벌어진 치열했던 전투 상황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공문에는 ‘캐피틀 고지(철원 백마고지·철의 삼각지)’에 북한 공산당이 45시간 동안 3만 개 이상(5초 당 포탄 한 발씩)의 소나기 포탄을 발포했다. 적은 화포를 상당히 강화했으며 탄환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DB 공개를 통해 6·25 전쟁을 미·중·소 3대 강국의 역학관계 위주로 바라보던 과점에서 벗어나 세계사 차원에서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언어적 한계로 프랑스 자료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연구자와 국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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