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성적을 내면 ‘홍명보 논란’은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용서를 받는 방법은 대표팀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홍 감독은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자신에겐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피노키홍”으로 전락했다. 면접 없는 ‘부탁’으로 선임되었다고도 한다. “미리 써놓은 각본”에 따른 “동문 짬짜미” 의혹으로까지 이어진다. 홍명보 기자회견 이후에도 “감독 사퇴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팀 리더십의 신뢰와 권위를 이미 상실했다는 게 근거다. “오해일 뿐 특혜는 없다”는 게 축구협회의 입장이지만 ‘홍명보 논란’은 스스로 자초한 결과다. 리더십 선임 과정의 정당성, 투명성, 공정성 모두 문제가 됐다. 과정과 결과 모두의 실패는 결국 한국축구의 퇴보로 나타난다.
“양궁협회를 보고 배워야 한다”고 말한다. 1988년부터 올림픽 10연패의 여자양궁이다. “올림픽보다 국내 선발전이 더 어렵다”는 경쟁력 중심의 선수 선발이 세계 정상의 출발점이다.선수 선발은 물론 운영과 관련해 뒷말이 없는 이유다.
2002년 월드컵 당시 히딩크 감독은 “협회가 선수명단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한다. 히딩크 감독이 “인맥축구”와 “위계축구”를 몰아낸 성과가 월드컵 4강이다. “의리축구” 논란의 2014년 월드컵 때의 당사자가 바로 홍 감독이었다.
축구와 양궁의 대비는 뚜렷하다. 사람에 의존하는 개인화된 리더십과 절차와 과정의 시스템과 제도화의 다른 결과로 보인다. SNS 언급에서도 ‘긍정의 정의선과 부정의 정몽규’라고 한다. ‘홍명보 논란’은 피할 수 있었다. 축구협회가 ‘현재 대표팀에 필요한 감독 리더십의 조건을 제시하고 이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을 찾는 것’이었으면 되는 일이었다.
한국축구는 올 1월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역대급 선수 구성으로 64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던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는 유효슈팅을 하나도 기록하지 못한 졸전이었다. 당시 대표팀은 “오합지졸 사분오열 콩가루 집안”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슈퍼스타 출신의 관리형 감독이 필요하다’고 하면 된다. ‘전술가보다 보스형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스타 플레이어의 대표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 개인 역량을 극대화시킬 적임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홍명보 감독은 ‘원팀 원스피릿 원골’을 강조한다.“대표팀에서는 축구지식보다 통솔력이 더 중요하다”면 “초반부터 국내 감독 중에 홍명보였다”는 주장이 가능하고 사람들의 공감도 얻을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홍명보 논란’은 축구협회 리더십의 실패다.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이해하고 규정하며 이에 가장 적합한 리더십의 조건이 무엇’인지는 100% 그들의 몫이다.
그들은 자신도 없었고 당당하지도 못했다. 변명과 회피로 일관했다. 한국축구가 계속해서 나아지고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리더십의 고민은 없어 보였던 것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미래 변화와 혁신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상황 인식과 한동훈 리더십의 선택이다. 출발은 신뢰와 능력의 위기에 빠진 윤석열 정권에 대한 평가와 ‘극복의 차별화’ 요구다. “국민께 제일 걱정 끼치는 게 축구협회와 국민의힘 전당대회”라는데 한동훈 대표는 자신의 미션을 이해할까! 그의 “국민 눈높이, 미래의 유능 그리고 외연 확장”을 통한 공공선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