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는 식품가격이 잇따라 오른다. 민속 최대 명절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물가 상승 기류가 쉽게 잡히지 않고 있다. 오뚜기는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케첩, 후추 등의 가격을 10~20% 올린다. 또 9월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종가집 맛김치’ 가격이 최대 12.3% 인상된다. CJ제일제당은 이날부터 냉장 가정간편식인 햇반컵반 제품에 들어가는 백미를 잡곡으로 바꾸고 가격은 편의점 기준 4,8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강원지역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도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 7월 도내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19.4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식용유(8.5%), 참기름(5.2%), 두부( 5%) 등 추석 관련 가공식품들 위주로 올랐고, 명절선물 단골품목인 건강기능식품 등도 5.7% 뛰었다.
장마 이후 폭염이 전국적으로 이어지면서 농산물 가격은 천정부지다. 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협회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차례상 비용을 조사(22일 기준)한 결과 4인 가족 기준으로 평균 28만7,100원이 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추석보다 9.1% 늘었다.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면 더 올라 36만4,340원이 소요된다. 특히 폭염으로 작황이 부진한 시금치, 배추, 무, 고추, 당근 등 주요 채소 가격이 치솟았다. 과일과 수산물, 축산물 가격 등도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비싸다. 벌써부터 주부들은 걱정이 커지고 있다. 물가 급등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줄고 가계대출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 식탁물가 공포는 서민들의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를 불러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부가 추석 성수품을 평소보다 1.6배 확대해 가격 안정화를 도모하겠다고 했지만 이대로라면 생활물가 폭등으로 이번 추석 보내기도 서민들에게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추석 물가는 서민들의 삶에 영향을 주는 만큼 정부는 물가를 잡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도내 지자체도 물가 관리를 위해 현장을 꼼꼼히 살펴 돌발변수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단기간 먹거리 수요가 급증하는 추석은 물가 상승을 압박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는 채소와 과일, 육류 등 농·축산식품 물가가 안정되도록 성수품 확보 계획을 제대로 수립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다. 경기 부진으로 서민들의 어려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한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