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확대경]미래 세대를 위한 물관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정운현 횡성군의회 부의장

원주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위해 치수(治水)에 대한 다방면의 자료를 수집하다 보니 물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다. ‘과연 우리나라는 물이 충분한 나라인가?’에 대한 의문부터 들었다. 물 부족으로 전 세계가 고통인 만큼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2019년 세계 물 보고서에 따르면 ‘국가별 물 스트레스 수준’에서 한국은 25~70%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물 부족 국가’와는 좀 다른 개념으로, 사용 가능한 수자원 대비 물 수요 비율이 높은 국가를 말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은 데다 강우량이 여름에 집중돼 이용 가능한 수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는 왜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할까? 그 이유는 물이 부족해지면 물을 최대한으로 취수해서 사용하고 가뭄이 들면 환경유지용수 공급을 줄여 물을 공급하고, 평상시에 물을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을 수입한다는 것은 물을 직접 수입하는 것만 말하는 게 아니라 식량과 식품을 통해 수입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우유 1ℓ를 생산하는 데는 물이 1,000ℓ가 필요한데, 우리가 다른 국가에서 우유 1ℓ를 수입한다면 물을 절약한 셈이 된다. 이때 절약한 양의 물은 다른 국가에서 수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를 ‘가상수(Virtual water)’ 교역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스리랑카,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상수 수입 국가라고 한다.

결국 우리가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강과 하천에 큰 스트레스를 줄 만큼 많은 양을 끌어서 사용하고 있고, 다른 국가에서 많은 양의 가상수를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물을 풍족하게 사용하는 일이 사실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물이 충분하지 않는 우리나라는 이제 부터라도 물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무분별하게 개발돼 사용되고 있는 지하수관리에 좀 더 눈을 돌려야 한다.

지하수가 말라가면 강과 하천도 건천으로 변하게 되고 이로 인해 하천 인근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게 된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인간에게 악영향으로 되돌아 오게 된다.

횡성군 서원면에는 4개의 골프장이 조성되어 운영되고 있는데 이곳 골프장 모두 지하수를 주 용수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인지는 확인된 바 없지만 물이 충분하게 흐르던 인근 하천이 건천으로 변하면서 하천이 오염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그 원인을 무리한 지하수 취수 사용으로 보고 있다. 물론 추후에 하천이 건천화가 되는 원인을 확인해 봐야겠지만 말이다.

지하수법 제2조의2(지하수관리의 기본원칙)항을 보면 지하수는 현재와 미래세대를 위한 공적 자원으로서 공공이익의 증진에 적합하도록 보전·관리돼야 하며, 그에 따른 혜택은 모든 국민이 골고루 누릴 수 있도록 배분돼야 한다고 돼 있다.

최근 횡성군의 상수도 보급률을 보면 90%가 넘었다. 상수도 보급률이 저조했을 때에는 어쩔 수 없이 지하수를 개발해 사용했지만 지금은 물관리 차원에서라도 지하수 사용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앞서 지하수법에 규정돼 있는 것 처럼 공공이익의 증진에 적합하도록 보전 관리돼야 한다.

각 지자체도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미래세대를 위해서라도 지하수 및 모든 물관리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피플&피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