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젠틀한 이미지와 정치적 소신 발언, 난민과 미혼모 등 소수자들에 대한 목소리를 내 주목받아 온 천만 관객 배우 정우성(51)이 모델 문가비(35)와의 혼외자 출산이 알려지면서 논란이다.
26일 방송계에 따르면 정우성은 지난 2년 간 광고 촬영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이미지 타격으로 인한 위약금을 예상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됐다.
정우성은 지난 2022년 NHN 한게임 광고모델을 끝으로 광고 계약이 중단됐다. 지난 7월에는 2015년부터 9년간 맡아왔던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도 사임했다.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서울의 봄'의 주연 배우로 출연한 그에게 광고 섭외가 쇄도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배우 측이 광고 계약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배우 이정재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흥행으로 다수의 광고를 찍은 것과 대비된다.
이런 상황에서 '혼외자 스캔들'이 터지며 일각에서는 '이 때문에 광고 계약을 꺼린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보통 광고주가 유명 연예인 등과 광고 모델 계약을 맺을 때는 일정한 수준의 품위와 명예를 유지하도록 하는 '품위 유지 약정'을 체결하는데 이를 위반했을 경우, 광고주에게 통상 계약금의 몇 배를 채무불이행에 대한 위약금으로 물게 되기 때문이다.
이번 스캔들로 그동안의 행적 또한 주목 받고 있다.
정우성은 지난 2018년 미혼모와 국내 입양 문화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천사들의 편지' 캠페인에 참여했다.
당시 아이를 끌어안고 캠페인과 관련된 홍보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기도 했던 그는 그러나 최근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소속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문가비가 낳은 아이의 친부로써 책임을 다할 것'임을 밝혔으나, 아버지로써 가정을 꾸릴 것이라는 내용이 없어 대중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
심지어 온라인 상에서는 '98년생 회계사로 10여년 간 인연을 이어온 사실혼 관계'라며 정우성과 다정한 모습으로 함께 찍은 여성의 사진이 공개돼 파장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우성이 그간 쌓아온 이미지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편, 정우성이 향후 문가비에게 지급해야할 양육비에도 대중들의 관심이 쏠린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연예 뒤통령 이진호'에 출연한 양소영 변호사(법무법인 승인 대표변호사)는 200~300만원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진호가 "정우성이 문가비가 낳은 아들이 자신의 친자임을 인정했다. 문가비와의 결혼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는데, 이 경우 자녀에 대한 양육비나 상속권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묻자 양 변호사는 "일단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친자라는 점은 인정을 했기 때문에 그걸 법률적으로 '인지'라고 한다. 인지를 한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도 (정우성이)원하면 가족관계등록부에도 이제 올라갈 것이다. 당연히 친자니까 양육비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양육권에 대해서도 다툼이 있을 수는 있다. 아마도 아이가 어리기 때문에 양육권은 문가비가 갖고, 정우성은 양육비를 지급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법적으로 친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상속권도 있다. 법정 상속분을 받게 되는 것"이라면서 "아이가 한 명이기 때문에 100% 모두 받는다"고 말했다.
양육비 산정에 대해선 "일단 첫 번째는 합의한 금액인데 합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에서 정한 양육비 기준표가 있다. 이 표를 보면 수입 구간이 월 1,200만원 이상은 없다. 그래서 월수입이 아주 많다고 하더라도 비례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현재 기준으로 보면 200~300만원이 최대가 될 것 같다"고 예측했다.
다만 양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아이가 좋은 시설, 좋은 유치원, 좋은 학교에 가고 싶어 한다면 양육자와 논의해 1,000만원이든 2,000만원이든 더 지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스캔들로 우리 사회 '혼외 출산'에 대한 현주소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작년 출생아 수는 23만 명으로 전년보다 1만9천200명(7.7%) 줄었다. 1970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로 역대 최저치다.
반면 혼인 외 출생아는 전체 출생아의 4.7%인 1만900명으로, 198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작년 신생아 20명 중 1명이 혼외자인 셈인 것이다.
이러한 혼외자 규모는 3년 연속 증가세로 2021년에는 7천700명, 2022년에는 9천8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사실혼이나, 동거 관계에서의 출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비혼 출생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와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9세 응답자 가운데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2014년의 30.3%와 비교하면 12.5%포인트(p) 증가했다.
'약간 동의한다'는 응답은 2014년 24.6%에서 올해 28.6%로 소폭 증가했지만,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응답은 5.7%에서 14.2%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강한 부정'인 '전적으로 반대한다'는 응답은 2014년 34.9%에서 올해 22.2%로 줄었다.

10년 사이 '결혼은 필수'라는 인식은 줄고 '비혼 출생'에는 긍정적으로 바뀐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20대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하는 것이 좋다'고 답한 비율은 2024년 51.2%에서 2024년 39.7%로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비혼 출생 비율은 프랑스 62.2%, 영국 49.0%, 미국 41.2%, 호주 36.5% 등으로 대부분이 한국을 크게 웃돌기도 한다.
연예계에서는 이번 스캔들 이전에도 '혼외자 스캔들'이 꾸준히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014년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은 전 여자친구가 자녀를 출산하고, 이듬해 서울대 법의학교실을 통해 그의 친자임을 확인해 논란이 됐다.
이후 김현중은 2017년 말에야 가수 활동을 재개하고 2018년 KBS 드라마 '시간이 멈추는 그때'를 통해 주인공으로 복귀했지만 기존 인기를 회복하진 못했다.
방송인 사유리(본명 후지타 사유리·藤田小百合)는 2020년 일본에서 정자를 기증받아 아들 젠을 출산해, 남편 없이 엄마와 자식만 있는 새로운 가족 형태를 보여줬다.
2021년에는 KBS 육아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고정 출연하면서 '자발적 비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논의를 촉발했다.

최근에는 혼외자 이야기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배우 김용건이 2021년 75세의 나이에 39세 연하 여성과 교제하던 중 아이를 얻었다.
김용건은 임신 사실을 알고는 출산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이후 여자친구와 갈등을 봉합하고 친자를 호적에 올렸다.
이처럼 꾸준한 연예계 혼외자 스캔들에도 정우성의 '혼외자 스캔들' 논란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정우성은 오는 29일 예정된 제45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참석이 예정돼 논란에 대한 해명에 나설지 주목됐다.
정우성의 팬들로 이루어진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정우성 갤러리도 지난 25일 성명문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이번 시상식에서 소상히 해명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26일 "정우성 관련 일로 행사에 피해가 갈 것을 염려해 시상식 참석을 재고 중"이라며 "이번 건과 관련해 현재 청룡영화상 주최 측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