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이스라엘-이란, 휴전 합의…'12일 전쟁' 종식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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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고위당국자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

◇이란 공격 후 대국민 연설하는 트럼프[워싱턴 A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12일간 지속된 중동 분쟁이 종식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 오후 6시 2분(미 동부시간)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에 완전하고 전면적인 휴전을 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휴전을 시작하고 12시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스라엘이 휴전을 시작할 것이고, 24시간 후에 전세계는 12일동안 진행돼온 전쟁이 공식 종식된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약 6시간 이내에 양국의 최종 작전 수행을 마친 후 이란의 12시간 휴전(공격행위 중단)과 이스라엘의 12시간 휴전으로 이어지는 '3단계 종전안'으로, 돌발 변수 없이 이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12일 전쟁’의 공식적인 종료가 전 세계적으로 축하받을 것”이라며 “정전이 진행되는 동안, 각 상대방은 평화롭고 존중하는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나는 이 전쟁을 끝내는 데에 필요한 인내, 용기, 그리고 지혜를 보여준 양국 이스라엘과 이란에 축하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를 묻자 "무기한(unlimited)이라고 생각한다"며 "두 나라가 다시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었다. 상황은 악화할 수밖에 없었다. 이는 중동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휴전 합의에 대해 "세계를 위해 훌륭한 날이다. 미국에 위대한 날이며 중동에 위대한 날"이라며 "이 일을 완료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란과 이스라엘 국기[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휴전 발표에 대해 이란과 이스라엘 정부의 공식 입장은 즉각 나오지 않았다.

다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란 고위 당국자는 자국이 이스라엘과의 휴전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도 휴전에 대한 이란의 동의를 얻었다고 밝혔다.

또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매체 채널12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이 공격을 멈추면 이스라엘도 휴전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의 핵 개발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번 무력 충돌은 이스라엘이 현지시간 지난 12일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시설 등을 전격적으로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양측간 치열한 공방이 진행되던 와중에 미군이 지난 21일 포르도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벙커버스터 등으로 공격한 뒤 이틀만인 23일 이란은 카타르 내 미군 기지를 향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보복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이란은 보복 공격 전에 공격 계획을 미국과 카타르 등에 알렸고 대상도 카타르의 미군기지로만 제한하는 등 수위를 조절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SNS를 통해 이란이 미리 공격 계획을 알려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하고, '평화'를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모두 확전을 피하려 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현 단계에서 이스라엘-이란, 미국-이란간 무력충돌이 일단락될 경우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프로그램을 상당 부분 파괴함으로써 이란의 핵무기 보유 시간표를 늦췄다는 점을 성과로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수세에 몰렸던 이란은 이스라엘이 노리는 하메네이 정권 붕괴를 피하는 동시에, 이미 생산해 보유 중이던 고농축우라늄 등 이번 공격에도 파괴되지 않은 잔존 핵 역량이나마 지켜내면서 시간을 벌겠다는 계산일 수 있어 보인다.

다만 이란이 핵무기 보유 의지를 접지 않는 한, 이란 핵문제를 둘러싸고 이번과 같은 충돌 소지는 상존할 것이기에 중동 상황이 안정화할 것으로 속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이란 포르도 핵 시설

앞서 미국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이란 지하 핵시설 심장부 3곳에 초대형 폭탄 '벙커버스터 GBU-57' 6개를 투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의 3개 핵 시설에 대한 매우 성공적인 공격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항공기는 현재 이란 영공을 빠져나왔다. 모든 항공기는 안전하게 귀환 중"이라며 "주요 목표 지점인 포르도에 폭탄 전체 탑재량이 모두 투하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위대한 미국 전사들에게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 세계 어느 군대도 이같은 일을 해낼 수 없다"며 "이제 평화의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다른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는 "포르도는 끝장났다"(FORDOW IS GONE)라고 전했다.

포르도는 대표적인 이란의 핵 시설의 심장부로 불리는 시설로 이곳에서 핵무기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등이 진행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는 이란 테헤란 모습[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이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3곳을 전격 공습하며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충돌에 직접 개입하자, 이란은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으로 응수했다.

AFP 통신은 이란 국영 TV를 인용, 이란이 이스라엘에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상공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도 이란발 미사일로 인해 이스라엘 전역의 여러 지역에 경보가 울렸다고 확인했다. 이어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요격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또 미국의 자국 핵시설 공격에 '터무니없다'고 반발하며 '영원한 결과'를 경고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미국이 이란의 평화적 핵 시설을 공격함으로써 유엔 헌장, 국제법,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아침의 사건은 터무니없고 영원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은 이처럼 극도로 위험하고 불법적이며 범죄적인 행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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