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이 선포된지 6시간만에 해제됐다. 경찰 내부에서도 정확한 계엄 선포 이유를 파악하지 못한채 현장에 투입되는 등 혼란도 발생했다.
지난 3일 밤 10시30분께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 서울 국회의사당에는 국회 경비대와 영등포경찰서 직원 등이 담장을 따라 배치됐다. 이들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면서 시민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국회의원들마저 출입을 제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치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위헌적이며 이 과정에서 군경이 공권력을 행사하는 것 역시 위법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에는 ‘결국 책임은 군대와 경찰이 지겠다’, ‘국회의원 출입을 막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 아니냐’ 등 경찰관들의 우려가 나왔다.또 ‘국회 봉쇄하고 국회의원 (출입을) 차단한 경찰 군인을 모두 척결하라’거나 ‘군경이 위법한 계엄선포에 해선 안 될 국회 폐쇄에 동참했으니 지휘를 내린 사람들이 전부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현장에 배치된 젊은 경찰관들과 윗선 사이에는 일종의 괴리가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계엄이 선포된 후 국회 주변에 배치된 경찰들의 태도에 대해 “‘국회의원이 일하러 가는데 막는 게 맞습니까’라고 소리쳤을 때 젊은 경찰들이 굉장히 동요했다”고 주장했다.
지휘관이 출입을 막도록 했지만 젊은 경찰관들은 ‘국회의원이면 들여보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 3일 밤부터 4일 새벽까지 국회 앞 경찰·군대와 시민간 대치 상황이 벌어졌지만 입건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한편 조지호 경찰청장은 4일 예정됐던 회의 등 일정들을 취소했다.
조 청장은 앞서 0시에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전국 시도청장에게 정위치 근무를 지시했으나 이후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역시 오전 1시부로 산하 31개 경찰서에 비상근무 중 2번째로 높은 단계인 ‘을호비상’을 발령하려다 보류했다. 강원경찰청 역시 4일 오전 10시 강원청 대회의실에서 영화 ‘재심’의 주인공 박준영 변호사의 인권아카데미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일정을 중단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입장에서도 당황스러운 게 사실”이라며 “내부 점검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