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1일 운행하는 동해선 강릉~부산(부전역) 간 ITX-마음 준고속열차(최고 시속 150㎞) 4개 편이 예매 시작 1시간 만에 매진됐다. 특히 오전 8시57분 부산 부전역을 출발해 오후 2시20분 강릉에 도착하는 열차편은 1월1일부터 4일까지 연일 매진 행렬이다. 강원과 영남권을 이어주는 동해선의 시너지 효과에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이 노선은 삼척~포항 동해중부선 철도가 완공되면서 강릉부터 부산(부전역)까지 370㎞ 구간이 환승 없이 고속철도망으로 연결된다. 강릉~부산, 강릉~동대구를 일일 편도 4회(왕복 8회) 운행한다. 동해·삼척~포항은 55분, 강릉에서 부산까지 환승 없이 3시간52분, 강릉에서 대구까지 3시간22분에 주파할 수 있어 명실상부한 하루 생활권이 된다. 종전에 국도 7호선을 이용할 때 하루가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천지개벽이다.
내년 1월1일부터 달리는 동해선 강릉~부산 간 열차는 강원 동해안 백두대간과 경북에서 부산까지 이어지는 낙동정맥을 관통하는 철도다. 맑고 푸른 바다를 끼고 달리는 열차는 그 자체가 매력적인 관광 상품이다. 이제 국토 교통망의 허리에 비견되는 동해안이 철길로 뚫리면서 물리적인 장벽은 무너졌다. 서로 ‘오지’나 다름없었던 강원과 경북, 경남, 부산은 서로의 관광 명소를 한달음에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효과는 관광산업뿐만이 아니다. 교통 접근성이 개선되면 사람의 왕래가 느는 데 그치지 않는다. 물류도 비례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가장 큰 권역인 강원과 경북, 경남, 부산의 영남권이 일일 생활권이 됐다는 점은 국토 균형발전의 측면에서 의미심장하다. 교통 편의성을 기반으로 한 공동 발전 모색이 가능해진 것이다.
철도의 연결은 새로운 경제권의 결속을 의미한다. 강원과 영남권을 아우르는 인구 1,400만명의 초광역 경제권이 탄생했다. 앞으로 강릉~고성~제진 구간까지 개통되면 동해선은 한반도를 넘어 유라시아로 뻗어 나간다. 그러나 경제권이 형성된다고 해서 저절로 지역이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동해선 개통을 수도권 일극화에 맞서는 권역 간 협력의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고속철도가 ‘철의 실크로드’가 되어 지역 간 교류와 협력 촉진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여객 이동은 물론 지역 산업과 연계한 물류, 관광산업 활성화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등에 대해 꼼꼼히 챙겨야 할 것이다. 새해에 개통하는 동해선이 동해안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