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스승의날 조용히 지나갔으면” 선물 줄었지만, 교사 부담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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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일부 교직사회는 ‘무안·불편’

제44회 스승의 날인 15일, 강원도 내 대부분의 학교는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청탁금지법 시행 9년째를 맞으며 꽃이나 선물 없이 비공식적이고 신중한 날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원주의 한 중학교에서는 이날 오전 관악부 학생들이 마련한 작은 연주회가 교사들을 위해 진행됐다.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손편지와 종이 꽃을 전하며 스승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행사가 아예 생략되거나 축소되는 분위기다. 도내 한 초등학교는 학생자치회 주도로 스승을 위한 커피차 행사를 추진했지만, 청탁금지법에 따른 예산 사용 제한 등으로 취소됐다. 대신 교사-학생 소규모 간담회 자리로 마련됐다. 학교 관계자는 “기대만큼 풍성하지 못해 아이들이 아쉬워했지만 여건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한 방송통신고등학교에서는 중장년층 학생들이 준비한 화분을 학교 측이 정중히 돌려보내는 사례도 있었다. 학교 관계자는 “어르신 학생들이 ‘우리는 아이가 아닌데 괜찮지 않느냐’며 선물을 보냈지만, 선물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위해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일부 교사들 사이에 스승의 날은 불편하고 주목받고 싶지 않은 날이다. 한 초교 교사는 “예전엔 꽃을 달아주는 정도의 행사가 있었지만, 요즘은 자칫 학부모들 사이에 말이 나올까봐 학교 차원에서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며 “이맘때면 교사 관련 기사들이 쏟아지는데, 오히려 더 불편하고 기운 빠져 스승의날이 없어지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올해도 스승의 날과 관련한 별도의 공식 행사를 열지 않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 차원에서 기념식이나 표창 행사는 따로 진행하지 않았으며, 지역교육지원청이나 학교별로 일부 자체 행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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