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깊은 불황에 자영업자가 급감하고, 폐업이 이어지는 등 강원지역 상경기가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대선이 2주도 남지 않은 시점, 각 후보들이 내수 부진 해결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벼랑끝에 서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이 회생할 수 있는 동아줄이 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원지역 자영업자 감소, 줄폐업 지역 상권 침체 심화=강릉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던 오모(37)씨는 경영난에 시달리다 최근 폐업했다. 오씨는 “경기 불황으로 매출이 코로나 때보다도 크게 줄었으며, 가게 월세 내기도 힘들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원주에서 20년 넘게 야식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65)씨도 고물가에 직원들을 모두 내보냈지만 여전히 경영난을 겪고 있다. 김씨는 “인건비는 물론 채소 등 식자재 비용과 배달수수료 등이 너무 많이 올라 가게 운영에 애를 먹고 있다”고 토로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도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지난 달 기준 3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5,000명(11.8%) 줄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 수는 2023년 7월부터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고물가, 고환율로 외식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도내에서 폐업한 일반음식점은 3,176곳에 달했다. 이처럼 줄폐업이 이어지면서 올 1분기 도내 집합상가 공실률은 17.6%로 신표본 집계가 시작된 2022년 이후 가장 높았다.
통계청 나우캐스트 지표를 살펴보면 도내 신용카드 이용액은 황금연휴였던 지난 2일 기준 전주대비 13.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으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면서 도내 소상공인 체감경기 악화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선 후보들 ‘벼랑 끝 소상공인 지원 공약 앞다퉈 제안’=대선을 앞두고 각각의 후보들은 소상공인들 회복을 위한 맞춤형 정책들을 다양하게 제시하며 표심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3호 공약으로 ‘가계·소상공인의 활력 증진 및 공정 경제 실현’을 제안했다. 코로나 정책자금 대출에 대한 채무조정 및 탕감에 대한 종합방안, 비상계엄으로 인한 피해 소상공인 지원, 지역 대표 상권 및 소규모 골목상권 육성을 위한 ‘상권르네상스 2.0’ 추진 등을 제안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7호 공약으로 ‘소상공인, 민생이 살아나는 서민경제’를 내세웠다. 우선 대통령 직속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원단 설치를 약속했다. 또 소상공인 전기료 부담 경감, 맞춤형 지원을 비롯 온누리상품권을 6조원까지 증액해 지역소비를 촉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도내 소상공인들은 이번 대선을 통해 소상공인 위기 극복과 혁신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이극상 도소상공인연합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소비가 얼어붙으면서 소상공인들이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대선 후보들은 지역상품권 사용 업소 대폭 확대 등 소비 촉진을 통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효율적인 공약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