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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중언]몰표

◇일러스트=조남원기자

1년여 만에 또 선거다. 지난해 4월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통령 탄핵을 거쳐 다음 달 3일이면 새 대통령이 선출된다. 딱 1년 후인 내년 6월3일에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한바탕 소용돌이가 몰아친다. 잦은 선거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과정이라면 누구나 반길 일이지만 정치인들의 권력 놀음에 불과하다면 민폐에 지나지 않는다. 선거철에 미소로 굽신거리던 후보와 정치꾼들은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고압적 자세로 돌변해 국민은 안중에 없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이 고령화, 인구절벽, 지역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날이 갈수록 활력은 떨어지고, 상경기가 실종돼 당장 내일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일상화됐다. 지난번 제20대 대통령선거는 0.7%, 24만여표 차로 당락이 결정됐다. ‘박빙’이었다. 모순 가득한 ‘다수결의 원칙’대로 1표라도 더 얻은 쪽이 승자가 됐다. 하지만 이긴 쪽은 초조함에, 패자는 아쉬움에 치를 떨며 정면충돌했다. ▼강원도 유권자는 130만명 수준이다. 전국 단위 선거 경쟁이 치열할수록 강원 표심이 주목받는다. 인구 적다고 국책사업 순위에서 ‘예타 타령’에 뒤로만 밀리던 강원도가 치열한 선거판에서는 관심이 높아진다. 중앙무대에서 강원도는 손톱 정도 존재감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런 강원도의 존재감을 키우는 방법은 뭘까? ▼소수가 다수를 상대로 맞설 수 있는 묘책은 있다. 결속이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한덩어리로 뭉쳐 투표를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소수의 꿈을 다수가 함께하는 세상이 된다. 지역소멸 위기 속에 강원의 생존을 위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강원도만 황금 분할 같은 고른 지지도를 보여줘야 할 이유가 없다. 유불리를 분명히 따져 ‘전략적이고 편파적인’ 투표를 해야 한다. 읽을 책이 없어 교과서만 본 세대들이 있다. 교과서 밖 ‘생경한 방식’으로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에 본때를 보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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