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살에 돌연 실종된 아들이 34년만에 극적으로 가족을 만났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가족 유전자 대조·분석을 통해 최근 중증 지적장애인 A(47)씨의 가족을 찾았다고 16일 밝혔다.
언어 장애 등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A씨는 1991년 가을 집을 나가 실종됐다. 가족들은 수십년이 지나도록 A씨를 찾지 못하자 2023년 4월 A씨의 사망신고를 위해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A씨를 찾기 위해 행려자 조회, 진료기록, 사회보장 급여내역 등 생활반응을 추적했지만 단서를 확인하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2024년 12월 A씨 모친 유전자를 채취해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정책 전문기관 ‘아동권리보장원’에 유전자 감정을 의뢰했다. 이어 아동권리보장원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유전자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실종자 A씨 연령대 유전자를 대조·분석했고 결국 올해 5월 A씨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A씨는 실종 직후인 1991년 10월 충북 제천역 인근에서 발견되어 한 장애인복지시설로 인계된 뒤 현재까지 해당 시설에서 거주중이었다. 2005년 충북 제천경찰서에서 지역 복지시설에 거주중인 무연고자 유전자를 채취했고 이때 A씨의 유전자 정보가 데이터베이스로 구축돼 A씨와 가족이 34년만에 재회할 수 있었다.
강원경찰청은 현재 관리중인 장기 실종 미제사건 57건 가운데 실종자 부모의 사망 등으로 확인이 불가능한 24건을 제외한 33건에 대해 가족 유전자를 확보하고 실종자를 찾고 있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국과수에 실종자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는 만큼 유관기관과 협업해 한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