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대통령 만들어준 지역에 왔으면 큰절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李대통령 첫 타운홀 미팅 후 광주시청 공무원들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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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 참석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첫 타운홀 미팅이 열린 광주·전남 지역에서 강기정 광주시장과 광주시가 "준비 부족으로 지역 현안을 제대로 건의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청 공무원들이 불만을 표하고 있어 주목된다.

3일 광주시 직원 전용 게시판 '열린마음'에는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 대한 소회를 밝힌 22건의 익명 게시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익명의 직원 A씨는 전날 "왜 대통령이 물어보기만 하고 아무런 약속도 없이 가버렸는지, 실망이다"라고 올린 글이 포문을 열었다.

A씨는 "본인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지역에 왔으면, 일단 큰절부터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남의 집에 왔으면 본인이 엄선해서 선물을 가져와서 풀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이 직원이 "전날 통보돼 밤을 새우며 준비했는데, 자료와 논리가 완벽했는지 의문이다"라고 하자, 다른 직원은 "(대통령은) 앞으로 오지 말고 그냥 서면으로 받아달라, 행사를 준비하기 힘들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익명의 직원 B씨는 "부산에는 해수부니, HMM이니 준다고 하면서 우리한테는 더 자세히 말 안 한다고 닦달하고…. 편애한다고 그럴까 봐 일부러 더 냉정한 이미지를 만드나 별생각이 들더라"는 글을 올렸다.

◇강기정 광주시장이 지난 6월 26일 오전 광주시청에서 민선 8기 3주년 기자간담회에서 3년간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을 밝히고 있다. 2025.6.26 [광주시 제공=연합뉴스.]

직원 C씨는 "문화도시 광주엔 문화체육관광부를, 산업도시 만들게 산업통상자원부를, 인공지능 도시가 돼야 하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아파트 환경 좋으니까 환경부를, 민주·인권 도시니까 국민권익위원회를, 시골 같으니까 특화해서 농림축산식품부를 달라고 하라"는 내용으로 비꼬았다.

다른 직원은 이러한 동료들의 릴레이 글에 "공감이 안 되네요. 역대 어떤 대통령이 말도 안 하는 걸 알아서 해줬답니까"라고 반대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강 시장은 군 공항 이전 대통령실 주도 TF를 대통령 타운홀 미팅에서 성과로 얻어냈지만, 다른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전략과 준비 부족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를 두고 강 시장은 지난 1일 시청 정례조회에서 '대통령 타운홀 미팅 후폭풍 등 잇단 악재'로 규정하며 "무능한 시장으로, 준비 안 된 광주시로 한순간에 낙인찍히고 말았다"며 직원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 후폭풍을 겪고 난 뒤 처음엔 억울하고 섭섭한 마음이 컸다"며 "우리 공직자들도 억울하고 섭섭한 일이 많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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