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이 취임 3년을 맞아 진행한 강원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강원교육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3주년을 맞은 신경호 강원특별자치도교육감은 지난 3년의 변화로 공교육이 책임지는 학습지원 체계 구축과 지역과 함께 살아가는 교육 모델 정착을 꼽았다. 강원특별법에 교육특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워했다. 신경호 교육감은 맞춤형 학력 지원, 농어촌유학생 급증, 직업계고 재구조화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과 국제바칼로레아(IB) 도입 등을 통해 강원교육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지난 3년간의 대표적인 성과와 소회는=“교육감으로서 세 번째 여름을 맞았다. 공교육의 힘으로 아이들의 성장을 이끌고 지역을 지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가장 큰 성과는 단연 공교육이 책임지는 학습지원 체계를 구축한 점이다. 학교급 간 연계와 방학·방과후 학습 공백을 줄이는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학생 한 명 한 명의 배움을 촘촘히 지원했다. 특히 우리 교육청이 직접 설계한 진단 기반 개별 지원체계와 인공지능(AI) 학습 콘텐츠는 ‘정밀한 공교육’의 출발점이 됐다. 강원농어촌유학은 2023년 33명에서 올해 1학기 282명으로 9배 확대됐고, 550여명의 인구 유입 효과도 있었다. 직업계고도 18개교 33개 학과를 개편하고 충원율을 86%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 모든 변화는 교육이 지역의 미래를 바꾼다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앞으로도 이 길을 흔들림 없이 이어가겠다.”
■임기 중 아쉬운 점은=“강원특별법에 담긴 교육특례가 기대만큼 확보되지 못했다. 강원교육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교육재정, 교원 정원 특례, 감사권 확대 등이 반영되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제도적 기반 없이 교육자치를 실현하긴 어렵기에 교육부·국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다. 현재 추진 중인 강특법 3차 개정안은 우리 도의 실질적인 교육 현안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연내 확정되면 실질적인 교육자치 실현과 강원교육 혁신을 기대해도 좋다.”
■취임 후 학교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이제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삶이 균형 있게 자라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는 ‘배움의 연속성’과 ‘성장의 다양성’을 함께 책임지는 교육을 지향해 왔다. 방과후·방학 교육활동, 전환기 이음교육 등 학습 공백을 메우는 시스템이 정착됐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배우고, 교사는 개별 학생을 깊이 살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1학생 1예술’, ‘1학생 1스포츠’를 목표로 예체능 기초교육을 확대했으며, 체육특기생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지역 종목 계열화와 체육시설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이를 통해 배움의 균형이 살아난 점, 교육공동체 모두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 마련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학력 신장을 꾸준히 강조해 왔다. 앞으로 매년 학력 향상이 가능하다고 보는가=“강원교육이 학력 향상의 흐름을 타고 있다는 분명한 근거들이 나오고 있다. 2024년 강원학생진단평가에서 17개 과목 중 11개 과목에서 성취기준 미도달 비율이 감소했고, 최근 수능 결과도 국어·수학 표준점수가 올랐으며 국·영·수 모두 1, 2등급 비율이 증가했다. 의대 진학생 수는 전년 대비 57% 늘었으며 의대생 배출 시·군도 8곳에서 10곳으로 확대됐다. 그만큼 교육의 지역 격차가 줄고 있다. 학력 향상은 구조적 변화 속에서 이뤄지는 만큼, 그동안 도교육청이 추진한 일관된 정책과 현장 중심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본다. 그 중심에는 중·고교 93.5%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스공학’이 있다. 스공학을 통해 학교는 자기주도 학습 문화를 만들고 있으며, 학부모와 교사 만족도도 80%를 넘는다. 올해는 초등 3~6학년 ‘초공학’을 확대해 공교육 내 10년 학습책임 체계를 구축했다. 앞으로도 진단-처방-지원이 연계되는 구조를 통해 모든 아이가 성장하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육 정책 변화가 예상된다=“AI교과서, 유보통합 등 교육환경의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우리 교육청은 AI 기술은 교육의 본질을 대체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AI 학습 플랫폼 ‘강원아이로’를 자체 개발하며 교사가 수업의 주도권을 갖는 방향으로 기술을 설계하고 있다. 강원아이로는 첨삭형 평가, 적응형 콘텐츠 추천 등 기능으로 학생 맞춤형 학습을 지원할 예정이다. 유보통합은 선도교육청으로서 이미 시범사업과 영유아학교 운영, 도-시군 간 협력체계 구축을 준비해 왔다. 도내 모든 아이가 이용기관 구분 없이 양질의 교육·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강원형 유보통합 모델을 마련하고 있다. 강원교육은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사는 교사답게, 교육은 교육답게 흔들림 없이 지켜가겠다.”
■국제바칼로레아(IB) 도입이 강원교육계의 화두다=“IB는 사고력, 탐구력, 소통 역량을 기르는 교육과정이다. 강원교육의 국제 경쟁력 확보와 학생 중심 수업문화 정착을 위해 IB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IB는 학생의 호기심을 존중하고, 질문과 탐구, 협업을 통해 배움을 확장하는 프로그램으로, 특히 다양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연계해 아이들이 세계와 소통하고 성장할 기반이 된다. 이에 올해 교원 및 학교 중심 연구회를 운영 중이며, 내년 초·중등 10개교를 준비학교로 선정하고 2027년 정식 수업 도입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다. 강원도만의 IB 운영 모델도 함께 구상 중이며, 아이들이 지역에 있으면서도 세계와 연결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교권 회복을 위한 복안은=“교권은 교사의 권리를 넘어 학생의 학습권과 교육 신뢰를 지키는 문제다. 교육활동보호센터를 중심으로 법률 상담, 심리 치유, 분쟁 조정, 민원 대응을 종합 지원하고 있다. 교원 안심번호, 녹음기 보급, 온라인 소통 시스템 등 민원인과의 소통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실태조사와 관리자·교권보호위원 연수도 지속하고 있다. 교권 보호는 곧 공교육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모든 교사가 안심하고 가르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
■남은 임기 중 가장 집중하고 싶은 정책은=“공교육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그 시작은 학교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다. 남은 기간 교원 교육활동 보호, 디지털 교육환경 고도화 등 ‘가르칠 수 있는 여건 조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고교학점제와 온라인학교 안착을 위해 과목 개방, 인프라 확충, 상담체계 정비 등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 중인 AI 학습플랫폼 ‘강원아이로’를 통해 공교육 안에서 고도화된 개별 학습이 가능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농어촌유학, 돌봄, 작은학교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 지역과의 연계도 본격화하겠다. 지역을 지키는 교육이야말로 강원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이기 때문이다.”
■도민과 교육가족에게 전하고 싶은 말=“지난 3년간 강원교육을 믿고 지지해 주신 도민과 교육가족께 깊이 감사드린다. 여러분의 이해와 응원, 교직원들의 헌신 덕분에 지금의 변화가 가능했다. 강원교육은 ‘잘 가르치는 교육’을 넘어 ‘함께 살아가는 교육’, ‘지역을 지키는 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기 위해 남은 시간 더 깊이 들어가려 한다. 교육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아이들의 미래가 있다. 더 나은 강원, 더 특별한 교육의 내일을 만들어 가는 길에 함께해 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