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6월 지방선거를 9개월 앞두고 강원 보수진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2·3비상계엄을 기점으로 친윤계 인사들이 잇따라 곤혹을 치른데 이어 구심점인 5선의 권성동(강릉) 국회의원마저 구속되면서 위기감이 절정에 달했다.
■ '원조 윤핵관' 구속에 충격… 혼돈의 야권= 권성동 의원은 강원 보수세의 '상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릉에서 내리 5선을 했고, 2022년 대선 때는 어릴적 친구였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킹 메이커' , 원조 윤핵관으로 이름을 날렸다. 이후에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 대표 권한대행까지 지냈다. 대선 직후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도 압승하며 강원 보수진영을 이끌었다.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해 온만큼 파장도 크다. 당장 내년 지선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당의 지위를 빼앗기고 야당으로 나서야 하는 선거인만큼 좀 더 치밀한 민심 공략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권 의원의 구속이 더해지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향후 본격화될 국민의힘 공천 경쟁은 물론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차기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 균열 파고드는 여권···민심공략·공세 동시에 = 여권은 그 어느 때보다 강원 공략에 적극적이다. 최악의 가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강릉을 방문한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 부처 장· 차관들이 줄줄이 현장을 찾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최근 춘천에서 강원타운홀미팅까지 개최했다.
이같은 방문 때마다 여권의 차기 주자들이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여당 프리미엄'을 톡톡히 누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도 '강릉행'을 택했지만 여권보다 한발 늦은 모양새가 됐다.
야당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6일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권성동· 이철규 의원을 고발했다. 앞서 12·3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들의 내란 가담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 격전지로?=중앙정치권은 물론 지역 정가의 시선은 내년 지방선거로 향하고 있다. 강원도가 전국적으로 가장 치열한 표 싸움이 벌어지는 격전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이미 차기 도지사 선거 주자들에 대한 노골적 견제가 이어지는 등 여야 신경전이 표면화됐다. 앞으로 이같은 싸움이 한층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강원 정가 관계자는 "권 의원이 강원 정가에 미친 영향력이 막강했던만큼 이번 구속에 대한 파장이 클 것"이라며 "지방선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강원도가 여야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