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돔(Heat Dome)이란 강력한 고기압이 대기 상층과 하층에 걸쳐 확장해 열기를 가두는 현상이다. 상층 고기압과 하층 고기압이 동시에 정체되면 상승하는 공기를 억제하고, 비와 구름의 생성도 차단해 햇빛이 그대로 땅에 내리쬐게 된다. 솥뚜껑 같은 원리라고 설명된다. ▼7월 서울지역 열대야 일수가 22일로 늘면서 기상 관측이 처음 이뤄진 1908년 이후 117년 만에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최근에는 체감온도가 42도를 찍기도 했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변화가 일고 있다. 작물에도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열대 과일인 바나나가 열렸고, 제주에서는 밭에서 자라던 단호박이 뜨거운 햇볕 때문에 익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바나나는 아열대 지역에서 재배되는 과일로, 보통 고온다습한 동남아시아에서 잘 자라고, 국내에서는 대부분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는데, 계속되는 폭염으로 도심 속 노지에서도 바나나가 열린 것이다. 또 제주시 한 농장에서는 단호박 속살이 노랗게 익은 사진이 공개됐다. 불과 10여년 전 태백과 정선에서 사과 재배를 한다는 뉴스가 이목을 끌었는데, 이제는 옛말이 되고 말았다. 무화과와 망고 등 아열대 과일 재배가 자연스러워질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기후변화에 따라 농업환경도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상황에 진짜 폭염날씨는 진행 중이며, 7월의 찜통더위는 맛보기에 불과했다는 끔찍한 경고가 나왔다. 무더위가 잠시 소강 상태에 머물며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다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상학자들은 폭염의 주된 원인을 기후변화로 꼽았다. 처서가 되면 찬바람이 부는 처서 매직을 올해는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전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지속되고, 매년 되풀이될 우려 속에 국가와 지자체의 장기적인 대응 방안과 사회적 약자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