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강릉지역에서 우려했던 단수 사태(본보 8일자 12면 보도)가 빚어지기 시작하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6일 오전 9시부터 공동주택 113개소, 대형숙박시설 10개소 등 총 123개소의 대수용가를 대상으로 제한급수를 시작했다. 시행 당일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날부터 여러 아파트의 단수 사태가 벌어지며 주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현재는 주로 아파트 주민들이 단수 피해를 겪고 있지만 곧 전 시민이 피해를 겪을 수밖에 없다. 강릉시가 8일 기준 12.4%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10% 밑으로 내려가면 전 시민을 대상으로 밤 10시~오전 5시까지 수돗물 공급을 끊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세라면 이르면 이번 주말이 10% 붕괴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향후 저수율 추이에 따라 격일제 급수도 시행될 수 있다.
단수 사태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사항이 지역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단수를 앞두고 있는 시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강릉의 한 육아 커뮤니티에는 출산을 앞둔 임산부의 고민이 게시됐다. 그는 “물 절약을 실천 중이지만 아기가 태어나면 또 다른 일”이라며 “병원과 조리원도 단수될 수 있다고 해 출산 전에 지역을 옮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자영업자들 역시 걱정은 마찬가지다. 식당이나 카페 등 물이 필수적으로 필요한 곳들은 단수로 인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8일 찾은 한 카페의 사장 A씨는 “물이 끊긴다면 당연히 장사를 할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A씨는 새빨갛게 변한 수돗물 필터를 교체했다. 제한급수로 적수(붉은 물)가 발생한 것이다. 그는 “필터를 매달 1일에 교체하는데 한 달을 버티는 필터가 열흘도 못 버텼다”며 “15년 장사하면서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강릉시는 적수 발생 시 △소방차, 살수차 동원 비상급수 △배수지 밸브 개(폐)도 후단 소화전 순차적 점검 및 퇴수 등의 대책을 실시할 방침이다.
한편, 8일에도 운반급수가 이어졌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날 총 569대의 차량 등이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으로 물을 날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