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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의 한 아파트, 3억 들인 옥상 방수공사 부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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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시트 들뜨고 곰보현상에 물고임까지
주민 “삼복더위에도 난방 틀고 물기 말려”
업체 “계약대로 공사…재시공 불가” 입장

◇방수공사를 마친 속초의 한 아파트 옥상이 방수시트 들뜸과 물고임 등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실 방수공사를 주장하는 한 주민이 자신의 아파트 베란다의 누수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속초】속초시 교동의 한 아파트가 옥상 방수공사 뒤 집 안으로 물이 새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어 부실공사 논란에 휩싸였다.

주민들은 “서민 울리는 사기 공사”라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3일 문제가 되고 있는 해당 아파트를 찾았다. 4개동 가운데 104동 옥상에 올라가 방수공사 상태를 살펴보니 심각했다. 방수시트는 바닥에 붙어있지 않고 들떠 있었고, 곳곳에서 표면이 울퉁불퉁한 곰보 현상과 물고임을 목격할 수 있었다.

특히 박공지붕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아파트 벽면을 타고 고층세대에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모래주머니를 쌓아 물길을 옥상 바닥으로 내놓기까지 했다.

아파트 고층세대의 집 안 상황도 마찬가지. 14층 중 13층의 한 세대를 찾아가 베란다와 거실 장판을 걷어보니 빗물이 유입돼 모두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집주인 A씨는 “잠을 잘 때 사용하는 매트리스 바닥에 곰팡이가 피는 것은 물론 여름 삼복더위에도 물기를 말리기 위해 난방을 해야 하는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 아파트의 옥상 방수공사는 한 업체에서 약 3억원에 낙찰받아 2023년 3월 착공해 같은 해 9월 준공했다. 하지만 아파트 423세대에서 누수 등 공사 뒤 문제가 발생했다는 신고만 60여건 접수됐다.

시공사는 그동안 2차례에 걸쳐 옥상에 대한 하자보수를 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주민들은 시공사에서 시방서대로 시공을 하지 않아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시공 시 방수하자 발생 취약부위 선보강, 바탕면의 물고임 없이 일정한 구배를 이뤄야 한다는 등의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대길 진상규명위원장은 “전면 재시공을 해야 할 정도로 하자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힘없는 고령 서민 아파트 부실공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시공사는 전면 재시공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건물이 낡아 공사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시방서대로 시공을 했다”며 “AS 기간도 5년으로 길게 잡고, 접수되는 하자에 대한 보수와 보상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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