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반

[이코노미 플러스]“시니어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 통해 노인 소외, 무력감 해소, 주체적 사회 참여자 거듭나”

100세 시대 노(老)하우를 찾다
(상)日 시니어커뮤니티 오스탄스

◇기쿠카와 료토 오스탄스 대표가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도쿄=신세희기자
◇오스탄스의 직원들은 대체로 2030이다. 사진은 업무 중인 직원들. 도쿄=신세희기자
◇오스탄스 홈페이지. '일본 최대 어른용 서클 회원수 40만명', '참여할 수 있는 취미 커뮤니티 2000개 이상'이라 적혀있다. 도쿄=신세희기자
◇오스탄스 홈페이지. '일본 최대 어른용 서클 회원수 40만명', '참여할 수 있는 취미 커뮤니티 2000개 이상'이라 적혀있다. 도쿄=신세희기자

강원특별자치도의 초고령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강원지역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5.7%로 전국 상위권에 포함됐다. 도내 고령인구 비중은 2028년 29.5%, 2038년 39.2%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30년 후인 2052년에는 47.1%로 지역 인구 절반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되면서 노인 빈곤, 돌봄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결국 지역 소멸 위기로 이어질 것이다. 일본 역시 2023년 기준 노인 인구가 전체 29.1%로 초고령사회에 접어드는 등 강원도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지만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시니어 일자리 및 소득 창출, 관련 산업 육성 선례를 통해 노인 문제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본보는 이웃나라 일본의 시니어산업 및 시장 현황을 직접 들여다보고 강원 시니어산업의 현재와 과제를 짚어보고자 한다.

일본의 한 시니어 커뮤니티에는 ‘오하요(おはよう) 클럽’이 있다. 클럽 활동을 통해 노인들은 매일 아침 ‘오하요’라고 아침 인사를 게시판을 통해 주고 받는다. 안부를 주고받는 게 전부인 이 클럽은 3만명이 넘는 초고령자 회원들이 활동 중이다.

이처럼 시니어들을 위해 ‘취미인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오스탄스(オースタンス·대표:기쿠카와 료토)는 일본 최대 시니어 온라인 커뮤니티다. ‘나의 좋아함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철학으로 노인들을 위한 취미, 생활 인프라 확장을 통해 시니어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이다. 본보는 지난 6월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기쿠카와 료토(37) 오스탄스 대표를 만났다.

■노인 소외, 고립 문제를 위해 탄생한 시니어클럽, 36만명 회원 활동=오스탄스는 2015년에 설립된 시니어 온라인 플랫폼이다. 기쿠카와 료토 대표는 은퇴한 아버지가 약속도, 만날 사람도 없다는 현실에 무기력해하는 모습을 보며, 노인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떠올린 것이 사업이 시작이라고 말했다. 기쿠카와 대표는 “일본은 인구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이에 따른 노인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며 “아침에 일어나서 할 일이 없는 자신의 처지를 바라보며 더 이상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노인들이 많다. 아버지도 이처럼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시니어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스탄스가 운영하고 있는 ‘취미인클럽’에서는 현재 40만명에 가까운 시니어 회원들이 3만5,000여개의 클럽에서 활동 중이다. 취미인클럽의 월 평균 조회수는 3,000만회를 훌쩍 넘기고 있다.

취미인클럽의 대표적인 클럽이 앞서 말한 ‘오하요 클럽’이다. 어르신들이 서로 연결감을 느낄 수 있는 클럽들은 이외에도 많다. 별도로 일과를 써내려갈 수 있는 다이어리와 소소한 재미를 이어갈 수 있는 끝말잇기 게시판도 있다. 가라오케 등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오락 프로그램, 오후 차 마시는 모임 등 오프라인 클럽들은 노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최근에는 AI를 활용한 노래 작곡, 영상 편집 등을 공부하는 온라인 클럽을 이용하는 회원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질병 및 건강 지식을 공유하는 클럽과 산보 클럽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로 ‘시니어DX연구소’ 설립=오스탄스는 커뮤니티와 플랫폼 운영 등을 통해 행동 데이터 수집 및 분석해 ‘시니어DX연구소’를 설립 및 운영에 나서고 있다. 시니어층의 여가, 커뮤니티와 관련해 시장 차원의 통계나 분석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시니어DX연구소는 시니어들이 디지털 소외를 뛰어 넘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주체적인 사회 참여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같은 데이터 활용은 기업·지자체와의 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대표 주료 회사인 산토리와 진행하고 있는 ‘굿 에이징 스쿨’은 페이스 요가, 와인 강좌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웰빙 라이프를 즐기고자 하는 시니어 계층에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향후 더 많은 기업들과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또 오스탄스는 직원들의 대부분이 2030 젊은층으로 꾸려져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무실도 스타트업 기업답게 젊은 감각으로 꾸려져 있고 곳곳에 직원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기쿠카와 대표는 “노인 문제 중에서 세대 간의 갈등도 시급하게 해결되야 할 문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젊은층을 다수 고용했고 이는 고령층을 이해하게 되는 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또한 본인들이 만든 콘텐츠를 부모에게 공유 하면서 시니어 관련 이해도를 높일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기쿠카와 료토 오스탄스 대표는 “온라인 플랫폼을 뛰어넘어서 일본은 물론 향후 나아가 아시아 시장으로 무대를 넓히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시니어들의 삶의 질 향상을 통해 더 발전되고 나아진 사회를 만드는 것이 오스탄스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본 도쿄=홍예정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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