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아프리카의 검은 별’ 가나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에 나선다. 직전 볼리비아전 승리로 분위기는 끌어올렸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물음표다. 전술 혼선과 공격 패턴 부재를 해소하지 못하면 2연승보다 불안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FIFA 랭킹 22위)은 18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친선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월드컵 조 추첨 포트2 경쟁의 향방을 좌우할 중요한 자리로 평가된다.
17일 새벽 이탈리아가 노르웨이에 1대4로 패하며 플레이오프로 밀린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 패배로 포트2 마지노선은 기존 23위에서 24위로 조정됐다. 실시간 랭킹에서도 한국보다 아래 있던 호주·에콰도르가 역전할 가능성은 거의 사라졌다. 가나전에서 패하더라도 잃는 포인트는 약 7점에 그칠 전망이다. 유럽 플레이오프가 조추첨 이후 열릴 경우 이탈리아가 포트4로 내려앉을 가능성까지 있어 한국의 포트2 잔류는 사실상 확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변수를 고려하면 최소 무승부로 랭킹 23위 이상을 확정짓는 것이 안정적이다.
맞대결 상대 가나는 전력 누수가 심각하다.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대2로 패한 가나는 쿠두스·파티·아이유 등 주전급이 빠졌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 중인 공격 핵심 앙투안 세메뇨가 부상으로 대표팀 캠프를 떠나 한국전에 불참한다. 수비의 축 모하메드 살리수도 무릎 인대 부상으로 제외돼 전력은 사실상 1.5군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한국 입장에서는 방심할 수 없다. 가나는 FIFA 랭킹 73위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3승 4패로 뒤진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조규성의 연속 헤더로 2대2를 만들고도 2대3으로 패했다. 속도와 피지컬을 앞세운 아프리카 팀 특유의 압박은 한국이 오래전부터 고전한 유형이다.
한국 내부 문제도 만만치 않다. 볼리비아전이 남긴 숙제는 컸다. 홍 감독은 예상 밖의 포백 전환과 손흥민 원톱을 실험했지만 전방에서 고립돼 전반 내내 패스를 공급받지 못했다. 공격 패턴은 보이지 않았고, 이강인이 역습을 이끌어도 주변 지원이 없어 백패스를 반복해야 했다. 중원 간격 조절이 무너지며 1.5군 볼리비아에 유효슈팅 4개를 허용하는 등 포백 실험의 의도도 선명하지 않았다. 홍 감독이 경기 후 “준비되지 않은 변형을 짧은 시간에 실험해보고 싶었다”고 밝히면서 전술적 방향성에 대한 의문은 더 커졌다.
월드컵 전 마지막 국내 평가전이 될 가능성이 큰 이번 경기에서는 오현규가 선발로 나선다. 그는 홍명보호 최다 득점자(6골)로 원톱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포트2 확정 가능성은 커졌지만 대표팀의 경기력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전력 약화가 심한 가나를 상대로 어떤 내용과 해법을 보여주느냐가 본선 경쟁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