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반

“땅에서 비롯된 모든 존재의 여정”

이수현 개인전 ‘흙_여탈(黎脫)’展
다음달 2일까지 춘천서 전시 개최

◇사진은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이수현 작가의 작품영상 스틸컷.

춘천에서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이수현 작가의 개인전 ‘흙_여탈(黎脫)’이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춘천 아트스페이스사이로에서 열린다.

전시 제목 ‘여탈(黎脫)’은 ‘새벽이 오기 직전, 검은 빛을 벗고 드러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가는 흙이 가진 무게와 질감, 그리고 그 안에 쌓인 시간성을 통해 보이지 않던 존재가 형태를 얻고 다시 소멸하는 여정을 표현했다. 흙은 한 존재가 땅에서 시작해 다시 땅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은유이자 작가가 세계를 바라보는 출발점이다.

이수현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땅에서 비롯된 존재들의 여정과 순환을 시각적·촉각적 경험으로 재해석했다. 흙과 여탈이라는 개념을 중심에 둔 이번 작업은 “무엇이 드러나고 무엇이 사라지는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사진은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이수현 작가의 작품영상 스틸컷.

전시장에는 ‘땅의 껍질’을 모티프로 한 설치 작업이 관람객을 맞는다. 설치물의 겹겹이 드러난 표면 위로는 맵핑 구조가 더해져 땅의 결과 숨결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 내부에는 흙과 소금을 섞어 빚은 산맥 형태가 자리해 대지의 축적된 시간을 상징한다. 이와 함께 흙의 조형성을 탐구한 도자 오브제들이 주변에 배치돼 존재가 생성되고 변화하며 다시 흙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을 하나의 공간적 서사로 이어진다.

또한 전시장에는 작가의 창작 과정과 사유의 기원을 기록한 영상 작업이 함께 상영된다. 영상은 흙이 몸과 감각을 통과하는 순간을 포착해 흙의 시간성과 생명성을 보다 직접적으로 전달한다. 전시는 살아 있는 몸, 흙에서 태어난 사물, 그리고 다시 흙으로 환원되는 반복적 리듬을 작품 안에 담아 삶과 죽음, 생성과 해체의 경계를 다시 사유하도록 이끈다.

◇사진은 전시장에서 상영되는 이수현 작가의 작품영상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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