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일 밤 10시 28분 비상계엄 선포. 그 날로부터 1년이 흐른 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허영(춘천갑) 의원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막아야 한다, 바로 해제해야 한다는 생각에 정신없이 달렸다”며 긴박했던 당시 심경을 털어놓았다.
허 의원은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에 막 도착했을 무렵, 텔레그램 단체방에 ‘긴급 담화문’, ‘계엄’ 같은 단어들이 오가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믿기지도 않았고 어이도 없었지만, 가족들에게 ‘당분간 못 올 수도 있다’고 말한 뒤 짐을 구겨 넣고 집 주변부터 살폈다”고 했다. 경찰이나 군이 자신을 체포하러 왔을지도 모른다는 직감 때문이었으나, 다행히 그때까지 춘천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후 허 의원이 시속 200㎞로 질주해 국회에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 그는 “경찰 검문이 있는지 살피고, 단속 카메라에 찍혀 위치가 노출되면 바로 체포될 수 있다는 생각에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목숨을 걸고 이동했다”고 기억했다.
오후 11시33분 전후 국회 인근에 도착했으나 정문은 봉쇄 상태였다. 허 의원은 “63빌딩 일대를 선회 중인 707특임대 헬기를 보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했지만, 3차례 시도 끝에 수소충전소 옆 담을 넘어 본회의장으로 진입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계엄해제요구안 가결 이후 정부 승인 접수가 지연되며 2차 계엄 소문이 돌던 시간에는 본회의장 구석에서 쪽잠을 자며 대기한 허 의원은 "12월4일 새벽 4시 30분께 정부의 계엄 해제 승인(공포)이 이뤄졌을 때가 돼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향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허 의원은 “아직도 그날 담장에 앉아 ‘여기는 우리가 지킬 거야’라고 외치던 청년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며 “다시는 이 땅에서 담을 넘어야만 제도가 작동하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