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의병 봉기 130주년을 앞두고, 구한말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던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이를 현대적 가치로 계승하기 위한 범시민적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춘천의병 13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지난달 30일 춘천시청 대회의실에서 ‘춘천의병 130주년 기념사업 선포식’을 갖고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번 출범은 춘천의병의 역사적 위상을 재정립하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의 핵심 가치로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30년의 외침, 다시 깨어나는 춘천의 혼’을 주제로 열린 이날 선포식에는 육동한 춘천시장, 최윤 상임공동추진위원장을 비롯해 광복회, 보훈단체,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번 기념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국 근대사에서 춘천의병이 차지하는 독보적인 위상 때문이다. 1895년 명성황후 시해(을미사변)와 단발령 강행으로 민족적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 춘천은 강원도 지역 의병 항쟁의 효시이자 전국 의병 세력 결집의 구심점이었다. 춘천의병은 유생 중심의 지도부에 머물지 않고 농민, 상인, 군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한 ‘민족적 통합의 모델’을 보여주었으며, 이는 이후 여성 의병장 윤희순의 활약과 정미의병, 해외 독립군 기지 건설로 이어지는 항일 투쟁의 거대한 뿌리가 됐다.
추진위는 이번 선포식을 기점으로 춘천의병의 역사적 가치를 학술·교육·문화적으로 확산하기 위한 다채로운 사업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주요 사업으로는 △춘천의병 출정식 재현 퍼레이드 △130인 릴레이 ‘격문’ 챌린지 △의병의 길 130리 걷기 및 라이딩 △의병 유적지 스탬프 투어 등이 추진된다. 또 전국 의병 도시 학술대회 개최와 사료 아카이브 구축을 통해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춘천의병의 학술적 위상을 높이고, 청소년 역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세대에게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념사업이 춘천의병 정신을 현대 사회의 요구에 맞게 재해석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의병 정신의 핵심인 ‘자발적 참여’, ‘불의에 대한 저항’, ‘공동체를 위한 헌신’은 현대의 실천적 시민의식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추진위 출범은 잊혀져 가는 무명 의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지역 공동체가 주체적으로 역사를 복원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130년 전 춘천의 산과 들을 울렸던 구국의 외침은 이제 2026년의 춘천 시민들에게 ‘정의로운 공동체’를 향한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다시 깨어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