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24일 새벽 러시아가 인접해 있던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했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를 주장하며 일부 지역의 러시아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특수군사작전' 이라며 공격의 수위를 높였다. 절대 '전쟁'이라는 표현은 하지 않았다.
러시아군의 거센 공격에 우크라이나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적극적인 반격으로 한숨을 돌렸고 이제 전쟁은 5년째로 접어들 정도로 고착화 됐다. 그동안 휴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양측의 이해관계와 요구 조건이 첨예하게 대립되면서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물론 이 전쟁은 이미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사실상 예견됐던 측면도 있었다. 그러나 2022년 2월 당시 전쟁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높았고 유럽 각국 사이에서 낙관론이 확산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은 상당한 충격을 줬다. 2차대전 이후 강대국의 약소국 공격은 1970년대 미국과 베트남 전쟁, 1980년대 소련의 아프카니스탄 침공에 이어 미국-아프카니스탄 전쟁(2001년~2021년) 등으로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중동에 크고 작은 전쟁도 많았지만 굵직한 사안만 나열했다.
그런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미국의 이란 공습은 또다른 전쟁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지상군 투입 여부가 관건이 되겠지만 사실상 전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작금의 상황을 보고 전문가들은 21세기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정세는 과거로 회귀한 것 같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1990년대 동구권의 몰락 이후 자본주의가 확산되고 '세계화'를 통해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 지면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다. '인종 청소'가 벌어진 유고 내전은 말 그대로 '내전' 이었고 정신을 차린 러시아의 체첸 침공은 구 소련 내부 문제로 치부됐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에 대한 다국적군의 사막의 폭풍 작전은 오히려 첨단 기술의 경연장이 됐다. 이즈음 서방세계에서 전쟁의 공포와 잔혹함은 희미해질 정도였다. 세계에 평화가 왔다. 러시아도 유럽을 공격하지 않고 '개혁 개방'에 나선 중국이 주변국을 공격 할 것이라는 우려는 사라졌다. 1990년대를 지나 2010년대까지 유럽에서 전쟁은 없었다. 미국의 달러는 전 세계 곳곳에 파고 들었고 '신자유주의'는 이같은 맹신을 더욱 확고하게 했다. 중국은 전세계의 공장으로 올라섰고 러시아는 유럽의 가스 공급처로 자리 잡았다. 누구도 전쟁이 발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 낙관론을 깨뜨린 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다. 그리고 미국의 이란 공격은 자칫 전쟁이 과거 처럼 언제든 발생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걱정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때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됐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상황에 대한 표현 방식으로 경제 용어로 주로 활용됐다. 그런데 최근 국제정세에서도 뉴노멀이 사용된다. 평화가 가득했던 사회가 가고 전쟁이 점점 늘어나는 상황을 빗댄 것이다. 최근 중동 정세와 관련 '뉴노멀'이 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 전세계 어느 공간에서 전쟁이 항상 진행중인 상황이 계속 될 것이라는 걱정이 깔려있다.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하려던 인류의 노력이 조금씩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미국과 이란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먼나라에서 일어나는 일 이지만 우리의 삶에 너무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독한 겨울이 계속되고 있다. 항상 겨울이 지나면 봄은 왔다. 그러나 아직 봄은 아닌가 보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전쟁이 하루 빨리 끝나길 기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