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의 테헤란 공습으로 시작된 이란 전쟁이 1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장중 1,530원을 넘었다.
3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5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환율은 4.2원 오른 1,519.9원으로 출발해 장중 1,530원대로 올라서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장기화 전망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간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란과 합의가 조기 도출되지 않을 경우 이란의 발전소 등을 초토화하겠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전쟁의 목표를 절반 이상 달성했다"면서도 종전 시한을 제시하지 않았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3.25% 오른 배럴당 102.88달러로, 2022년 7월 이후 3년 8개월 만에 종가 기준 100달러를 넘어섰다.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도 배럴당 112.78달러로 0.19% 올랐다.
미국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지수가 혼조세를 나타낸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4.23% 급락한 7,142.33으로 마감했다.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91 오른 100.564 수준으로, 엿새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유정 하나은행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 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달러 강세를 자극해 환율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9시5분 현재 100엔당 950.49원으로,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인 948.78원보다 1.71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04엔 오른 159.852엔이다. 160엔을 넘은 전날보다 다소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현재 환율 레벨(수준)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일단 환율이 어느 정도 리스크(위험)를 수용할 수 있는지 보는 만큼 그런 면에서 큰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신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세종대로 한화금융플라자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처음 출근하면서 환율 상황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재 달러 유동성 부분이 양호한 만큼 예전처럼 환율과 금융 불안을 직결시킬 필요는 지금 없는 것 같다"며 이렇게 진단했다.
신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당면한 위험 요소로 중동 사태와 유가 상승을 꼽았다.
이른바 '전쟁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에도 "중동 상황으로 (경제에)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정책적으로 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얼마나 지속될지 불확실한만큼 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자신을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분류하는 시장의 평가에는 "매파냐 비둘기파냐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중요한 것은 경제 전체의 흐름을 잘 읽고 시스템 차원에서 금융 구조와 실물경제가 어떻게 호응하는 과정이 일어나는지, 어떤 효과를 가지는지를 충분히 파악한 다음 상황에 따라서 유연하게 대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코스피는 장중 기관이 '사자'로 돌아서면서 하락폭을 축소, 5,200대를 회복했다.
이날 오전 11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76.27포인트(1.45%) 내린 5,201.03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33.55포인트(2.53%) 내린 5,143.75로 출발해 한때 5,058.79까지 밀려 5,000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이고 있다.
이날 장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더라도 이란 전쟁을 끝낼 의향을 측근들에게 밝혔다는 외신 보도가 전해진 점이 일부 매수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참모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재개되지 않더라도 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을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란 전쟁 종료에 기대가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2조587억원 순매도하고 있는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1천468억원, 7천743억원 매수 우위다.
기관은 장 초반 순매도세를 나타냈으나 장중 '사자'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도 2천649억원 '팔자'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1.93%)가 장 초반 대비 낙폭을 줄여 17만원선을 회복했으며, SK하이닉스(-3.84%)도 하락폭을 축소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1.71%), 현대차(-2.13%), 기아(-2.24%), 한화에어로스페이스(-3.98%), KB금융(-1.37%) 등도 내리고 있다.
반면 한화오션(5.08%), HD한국조선해양(1.15%) 등 조선주와 삼성바이오로직스(2.81%), 두산에너빌리티(0.85%), 삼성SDI(2.79%) 등은 상승 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기술(-4.97%), 전기전자(-2.43%), 종이목재(-2.44%) 등이 내리고 있으며 음식료담배(3.02%), 제약(1.08%), 전기가스(1.01%) 등은 상승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6.67포인트(1.51%) 하락한 1,090.38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7.97포인트(0.72%) 하락한 1,099.08로 출발해 장 초반 1,068.55까지 내렸으나, 낙폭을 줄이고 있다.
삼천당제약(-22.89%)이 장 초반 대비 낙폭을 키워 '황제주' 지위를 반납했으며, 에코프로비엠(-0.74%), 알테오젠(-0.99%), 코오롱티슈진(-2.47%), 보로노이(-5.00%) 등도 하락 중이다. 에코프로(0.07%), 레인보우로보틱스(1.12%), 리가켐바이오(1.26%) 등은 오르고 있다.
















